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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4-05-25 19:02:41
조회: 6,758  
제목 [book] 셰어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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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타인과 함께 사는 젊은이들
 
구보타 히로유키 글 | 류순미 옮김
2013 | 퍼블리싱 컴퍼니 클
 

2013년 여름, 후암동 골목길을 답사하는 중에 <해방촌 빈가게>를 만났다.

빈가게?

비어 있다는 것인지,

콩다방의 그 빈인지?

궁금증만 안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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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중에 알게 된 내용은,

빈가게는 소유자나 사장이 없는 협동조합형 운영방식으로,

때에 따라 계속해서 달라지는 마스터들로 운영되는 카페라는 것이다.


이 카페를 시작한 이들은 <빈집>에 살고 있는 거주자들.


 

빈집?

김기덕 감독의 영화 제목이 먼저 떠오른다.


빈집은 일종의 셰어하우스로, 단기 혹은 장기 투숙객들이 공동으로 집세와 생활비 등을 부담하며

함께 생활하는 집을 일컫는 것.


2008년에 한 부부의 노력으로 해방촌에 첫 빈집이 문을 열었다.

2007년 한 해 동안 유럽과 아시아를 자전거로 여행한 부부는,

여행지에서 환대받으며 생활한 게스트하우스의 경험을 새로운 주거공간으로 실현한 것.


 

생각해보면, 미디어를 통해 이미 셰어하우스의 풍경은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미국 드라마 <프렌즈>,< 앨리 맥빌>, <드롭 데드 디바>


시트콤 <세친구>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 <파랑새는 있다>

 

등에 등장한 집들이 넓은 의미의 셰어하우스가 아닐까.


 

<셰어하우스>의 저자는 그 자신이 경험한 셰어하우스의 생활을 토대로

일본의 가족 중심의 거주문화를 돌아보며 타인과의 삶도 어쩌면, 또 다른 삶의 방식이 아닌지를 파헤쳐본다.

 

셰어의 의미가 무엇인지,

타인과의 생활이 가족과 함께 사는 것과 어떻게 다른지,

갈등의 원인과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이야기한다.


 

가족 이외에는 전혀 만나지 않거나 가끔 만나는 일본인의 비율은 15%로 이웃나라 한국(8%)의 두 배에 가까운데,

공동체 생활을 하게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짚어보며

자유와 자립, 친밀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타인과 함께 살 경우 가장 크게 부딪히는 문제는 '집안일을 누가 할 것인가'라는 것이다.

서로 다른 성격과 성장 배경을 가진 이들은 깨끗함의 정도에 제각각의 기준이 있기 마련인데,

아무리 협약서를 잘 만들어두어도 결국엔 하는 사람만 하게 되다가 집안일의 수준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소음에 대해 느끼는 스트레스도 제각각,

공용공간과 개인공간을 사용하는 패턴도 제각각인데,

셰어생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규칙이 아닌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라는 것이 셰어하우스의 저자와  빈집의 리포트를 작성한 이의 공통된 의견이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기 위해서는 구성원간에 친밀도가 높아야 하고,

친밀도가 높아지기 위해서는 함께 모이는 자리가 자주 마련되어야 한다.


 

셰어하우스의 공간적인 한계로는,

셰어하우스에 적절한 공간을 가진 집이 거의 없다는 것.


 

부부의 방과 자녀의 방, 거실과 식당, 주방의 위계가 뚜렷하게 구분된 기존의 주택에서 셰어생활을 하다보면,

개인공간의 편차가 심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타인과의 공동체 삶을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많지만,

셰어하우징이 가르쳐준 깨달음은 가족이든 타인이든 새로운 방식으로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가능성이 아닌지 저자는 묻는다.



​* 참고

옮긴이는 류순미 선생님은 대안연구공동체에서 일본어 강좌를 맡아 진행하고 계신다.

2013년 모도건축의 송년회때 잠시 들러 인사를 나누었는데, 이렇게 ​책으로 만나게 되니 뜻밖의 반가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