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나는 영화다 _ 펠리니의 꿈과 환상 > 모도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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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3-12-03 11:42:13
조회: 7,037  
제목 [book] 나는 영화다 _ 펠리니의 꿈과 환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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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앙, 슈트리히 엮음 | 황왕수 옮김

다보문화 | 1988


 


 


 


 


 

2013년 12월 3일부터 3일간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펠리니 회고전이 열린다.


 

오래된 이 책,

<나는 영화다>가 떠오른다.


 


 

이탈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영화감독인 페데리코 펠리니의

<길>을 EBS에서 보았던 기억이 있다.

<8과 1/2>은 영화감독의 환상과 현실이 얽히는 장면들을 보면서

현실 속에서 고뇌하고 타협해야 하는

건축가를 떠올리기도 한다.


 

사랑으로 사물을 보고 겸허한 태도로 자신이 본 것을 말하려고 노력할 뿐이라는

것이 펠리니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라고,

옮긴이는 설명한다.


 

그의 영화는 무엇을 논증하고 어떤 해결이나 방법을 시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의 목격자로서 현실을 해석하고 표현하여

그저 보여주기 위해서 영화를 만든다.


 

펠리니는 건축중인 집을 좋아하고

늦게 오는 사람이 좋고

임시상태가 좋고 움직이는 것이 좋다.


 

이 책은 펠리니가 발표했던 수필과 글들을 모으고 그와의 인터뷰를 재구성하여

발행된 책(1974)을 Fellini on Fellini(1976)로 번역되고,

그 번역본을 다시 옮긴 것이다.

 

 

<차례>

 

리미니, 나의 고향

만남

잡감1 "나는 거짓말장이지만, 성실한 인간이다."

마르크스주의 비평가에의 편지

예수회 사제에의 편지

베네트 거리-달콤한 생활

검열에 대해서

씁쓸한 생활-돈 때문에

모스크바에서의 [8 1/2]

잡감2 "자기 인형과 사랑을 하는 인형놀이꾼처럼"

어째서 어릿광대인가?

만화의 주인공들

"당신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누굽니까?"

잡감3 "나는 상상과 현실과의 사이에 경계선을 긋지 않는다."

영화의 탄생

 

 

 

<본문 중에서>

나는 1937년에 리미니를 떠나 1945년에 귀향했다.

마을은 온통 폭풍이 지나간 바다와 같았다....

 

그 집, 그 지역, 그 카페, 그 학교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조금이라도 존경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이것들을 남겨둘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 중이었으므로 어쩔 수 없었다고만 말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하나도 남기지 않고 파괴해야 할 필요가 있었단 말인가?

 

그래서 친구들은 나를 쇼윈도우에서 전시하고 있는

커다란 플라스틱으로 만든 모형을 보여주려고 데려 갔다.

......

실제로 그 모형은 장래의 리미니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있던 리미니의 사람들이 말했다.

 

"미국에 있는 마을과 같군.

미국의 마을과 같은 건 필요없어."

 

결국 나는 이 리미니가 파괴되기 훨씬 전에

리미니에 대한 기억을 스스로 지워버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거기에다 다시 전쟁이 물리적인 일격을 가했던 것이다.

이제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가기는 불가능했으므로

충분하진 못하더라도 다른 방법을 찾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되었다.

그럭저럭 하는 사이에 나는 로마 속에서 다시 리미니를 찾아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