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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5-10-18 14:42:59
조회: 6,222  
제목 [book] 장소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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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러스테어 보네트 지음 | 박중서 옮김
책읽는 수요일 | 2015
 
 
지은이는 런던 근처의 작고 오래된 마을 에핑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어른들의 눈을 피해 언제라도 숨을 수 있는 비밀 장소 만들기롤 좋아했고,
이탈로 카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을 즐겨 읽었다.
 
그는 다른 무엇보다 장소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큰 도시의 성장으로 자신의 고향을 비롯한 작은 마을들이 무참히 잠식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그의 관심은 지리학의 다양한 연구를 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 책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곳들에 숨겨진 비밀을 들려준다.
 
어린 시절 살던 에핑을 벗어날 때나, 또는 런던의 외곽 순환도로를 따라 자동차를 운전하고 갈 때,
지은이는 마치
'어디도 아닌 곳'에서 역시나 '어디도 아닌 곳'으로 여행하고 있는 듯한 기분을 종종 느꼈다고 이야기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장소가 이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것보다도 앞서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현대 지식인들과 과학자들은 자신의 이론이 세상 어디에서나 적용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장소에 대해서 관심을 거의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은이는 판단한다.
그리하여 장소는 강등되고 추방되었으며,
급기야 약간은 우쭐대고 적당히 추상적인 지리학상의 경쟁자인 '공간space'의 개념이 대두하면서
이런 강등과 추방의 과정은 더욱 촉진되었다.
 
토머스 모어의 그리스어 신조어 '유토피아utopia' 는 '무장소 no-place'로 옮길 수 있긴 하지만,
무장소적 세계는 외려 디스토피아의 전망을 지닌다.
 
장소는 이른바 인간이 된다는 것의 변화무쌍하고도 근본적인 측면이다.
 
이 책에 소개된 장소들을 꿰뚫는 또 하나의 테마는 '탈출의 욕망'이다.
 
이런 욕망은
'지도 바깥에 있는 off the map' 장소를, 그리고 어떤 면에서 비밀스러운,
아니면 최소한 우리를 놀라게 할 만한 장소를 찾아내고자 하는 취향을 만들어낸다.
 
허먼 멜빌은  <모비 딕>에서 남태평양 원주민 마을을 이렇게 묘사했다.
 
"그곳은 그 어떤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았다.
결코 존재하지 않았던 실제의 장소였다. "
 
지은이는 8가지 주제로 나누어 지도 바깥의 장소를 살펴본다.
책에서 언급된 장소들을 찾아볼 수 있도록 구글어스의 좌표를 적어놓았는데
이 중에는 사라져버려 찾을 수 없는 장소도 있다.
 
 

 제1장 잃어버린 곳에 관하여
 
- 첨단 기술이 빼앗은 것들 | 샌디 섬
- 도시의 이름에 담겨 있는 것들 | 레닌그라드
- 상실된 삶과 평화의 역설 | 아르니
- 종교와 소비주의, 그리고 권력의 야심 | 메카
- 가라앉은 섬이 남긴 생존의 지혜 | 뉴 무어 섬
- 도시와 자연의 공존에 관한 딜레마 | <시간의 경관>
 갈팡질팡하는 지리학 | 아릴쿰 사막
 

제2장 숨어 있는 곳에 관하여
 
- 도시는 우리들의 놀이터다 | 미궁
- 자발적 고립의 심리학 | 젤레즈노고르스크
- 누가 이들을 땅 밑으로 내몰았나 | 카파도키아의 지하 도시
- 도시와 동물의 생태학 | 여우 굴
- 주거에 관한 상식을 깨다 | 마닐라의 북공동묘지
- 타인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다 | 노스 센티널 섬
 
 
제3장 주인 없는 땅에 관하여
 
- 자유와 경계 사이의 거리 | 기니와 세네갈 국경 초소 사이
- 영토에 얽힌 이기적 논리 | 비르 타윌
- 버림받은 사람들의 전쟁 | 나후아테리크
- 왜 그들은 정착할 수 없는가 | 트와일 아부 자르왈
- 방향상실의 공간 | 교통섬
 
 
제4장 죽은 도시에 관하여
 
- 도시는 기억을 먹고 산다 | 위테눔
- 왜 아무도 살지 않는 도시를 만드는가 | 캉바시
- 콤플렉스를 감추기 위한 도시학 | 기정동
- 서로 다른 종교가 만든 폐허의 도시 | 아그담
- 인간이 떠난 자리에 남겨진 것들 | 프리피야티
- 방치된 도시의 미학 | 시칠리아 미완성 고고 유적 공원
 
 
제5장 예외의 장소에 관하여
 
- 나라 안에 또 다른 나라 만들기 | 제이스트 공군 기지
- 창고와 예술이 만든 경제학 | 제네바 자유무역항
- 비밀의 장소를 만드는 완벽한 방법 | 브라이트 라이트
- 하늘의 주인은 누구인가 | 국제 공역
- 한 줌의 토지에 얽힌 욕망 | 자투리 공간
- 도시에 지친 사람들의 공동체 | 풍요의 마을
- 여성을 배척하는 수도원의 궤변 | 아토스 산
- 노예의 후손들이 되찾은 정체성 | 새싹 농장
- 게릴라들이 영토에 집착하느라 놓친 것들 | 콜롬비아의 FARC 통치 지역
- 야만의 도시를 만든 우리들의 무관심 | 호비오
 
 
제6장 고립 영토와 분열 국가에 관하여
 
- 국경 없는 세계의 유쾌한 미래 | 바를러나사우와 발를러헤르토흐
- 감옥으로 변해버린 국경 지대 | 치트마할
- 나만의 나라를 세우는 데 필요한 것들 | 시랜드
- 제2의 영국은 탄생할 수 있을까 | 룬다 초크웨 연합 왕국
- 국가는 얼마나 더 세분화될 것인가 | 가가우지아
 
 
제7장 떠 있는 섬에 관하여
 
- 바다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와국 | 부석과 쓰레기 섬
- 왜 가라앉을 섬에 부자들이 몰리는가 | 또 있는 몰디브
- 지도를 바꾸려는 인간의 상상력 | 나프커트 P-32 분무식 얼음 섬
- 집에 앉아 세계를 여행하는 법 | 더 월드 호
 
 
제8장 일시적 장소에 관하여
 
- 에로티시즘의 지리학 | 호그스 백 레이바이
- 왜 항공사 직원들은 주차장에서 잘까 | LAX 주차장
- 일주일간의 유토피아 | 노웨어 축제
- 아이들의 비밀 기지에서 가상현실게임 심즈까지 | 스테이시네 골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