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한국 건축의 재발견 1999 (한국건축 이야기 2009) > 모도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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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3-06-17 15:46:35
조회: 7,768  
제목 [book] 한국 건축의 재발견 1999 (한국건축 이야기 2009)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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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대를 담는 그릇
2 앎과 삶의 공간
3 이 땅에 새겨진 정신
 
김봉렬 지음 | 이인미 사진
월간 이상건축 | 1999 (절판)
돌베개 | 2009 (한국 건축 이야기)
 
 
 
 
<1권 차례>
 
세계적 유산의 또 다른 이야기 - 불국사와 석불사(석굴암)
문화적 전환기의 건축 - 안압지와 마곡사
백제계 건축의 평지성 - 금산사 외
침묵의 기념비 - 종묘
장인정신과 공예적 전통 - 전북의 작은 사찰들
유희에서 실용으로 - 부용동 원림과 해남 녹우당
합리주의와 낭만주의 - 양동마을 : 관가정과 향단
조선시대의 평창동 - 양동마을의 주택들
모방인가, 창조인가? - 수원화성
 
 
<2권 차례>
 
폐허 속의 상상력 - 미륵대원
소리와 그늘과 시의 정원 - 소쇄원
은둔을 위한 미로들 - 독락당과 옥산서원
중층건축의 지역성 - 양진당과 대산루
예학자의 이상향 - 윤증고택
중세적 장원의 흔적 - 선교장
공동체의 마을과 건축 - 방촌마을
최후와 최고 - 선암사
 
 
<3권 차례>
 
집합이 건축이다 - 병산서원
한국건축의 창조 과정 - 부석사
성리학의 건축적 담론 - 도동서원
불교적 건축이론 - 통도사
최소의 구조, 최대의 건축 - 도산서당과 도산서원
목구조 형식의 시대사 - 봉정사
순환동선과 두 면의 유형학 - 안동의 재사들
 
 
 
<개정판 서문> 중에서
 
건축은 시대의 모습을 담는 그릇이요, 깨달음과 생활이 만든 환경이며, 인간의 정신이 대지 위에 새겨놓은 구축물이다.
젊은 날, 이런 생각으로 한국의 역사적 건축을 바라보며 <한국건축의 재발견>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3권의 책을 낸 지
벌써 10년이 가까워온다.
 
그동안 너무나 많이 바뀌었고 달라졌다. 이 책은 월간<이상건축>에 3년간 연재된 내용을 정리하여 출판한 것인데,
이 잡지는 누적된 경영상의 압박을 견디지 못해 건축계에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무엇보다도 변한 것은 세월이다. 이 책의 내용을 쓰던 시절에는 '신진,소장'학자라는 타이틀이 익숙했지만,
이제는 '중진'이 되었고 곧 '원로'가 될 것이다. 
강력한 이론과 개념에서 출발한 건축만이 좋은 건축,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믿었던 시절이었다.
물론 아직도 혁명적 이론과 개념의 가치는 유효하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주어진 조건들을 충실히 하나씩 풀어가는 성실함,
작은 성취에도 만족하고 즐거워하는 건강함,
일상적 필요에 따라 만들어지는 실용성,
무엇보다도 평범함 속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운 깨달음들.
 
대부분의 건축들이 가지고 있는 이 작고 소중한 가치들을 통해 새로운 건축의 모습을 엿보기도 한다.

 
 
<초판 서문> 중에서
 
기술은 발전했다고 한다. 그러나 건축은 집 짓는 기술이 아니다.
건축이란 집을 매개로 벌어지는 개별적인 깨달음의 과정이고, 집단적인 문화 활동이다.
따라서 역사 속의 건축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과거의 건축인들이 고민했던 생각들이며,
그들이 도달했던 깨달음이며, 
그들이 성취했던 실천의 결과와 행위들이다.
과거의 건축에서 중요한 것은 형태나 장식이 아니고,
심지어는 공간과 그 구성방식도 아니고,
지식이며 지혜이며 정신이다.
 
......
 
전국에 남이  있는 건축물들을 외형만으로 본다면, 모두 그렇고 그런 기와집이나 초가집일 뿐이다.
그러나 그들을 누군가가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했던 정신의 응집체로 본다면,
그 안에는 전혀 다른 세계가 등장한다.
그 집이 사찰이라면 불교적 가르침의 핵심인 중심성, 포용력, 정신성, 상징성을 읽어낼 수 있으며
서원이라면 성리학의 지침인 절제와 규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포착할 수 있다.
종교적 내용을 떠나서, 한국건축에 내포된 집합적 성격과 옥시모론oxymoron적 미학을 끄집어낼 수도 있다.
 
건축 속에 숨어 있는 과거의 정신들을 읽어낸다는 것이 현재의 삶과 건축에는 어떤 의미를 주는가?
첨단 기술사회.정보화사회로 진행할수록 기술과 정보의 개발이 핵심이 아니라, 그 엄청난 양의 정보를 선택하고
기술을 제어하고 조절할 수 있는 정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현재도 그렇지만, 미래의 건축도 여전히 정신활동의 결집이며,
건축가란 세계에 대한 깨달음을 공간과 형태로 표현해내는 지식인이다.
아무리 영화로운 구조물도 결국은 썩고 무너져서 폐허로 변하지만, 그 안에 담겨 있던 정신과 생각은
끈질기게 이어져서 현재에 물음을, 때로는 답을 던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