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브레히트는 이렇게 말했다 > 모도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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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3-11-20 16:05:14
조회: 7,465  
제목 [book] 브레히트는 이렇게 말했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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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톨트 브레히트 | 마성일 편역
책읽는 오두막 | 2013
 
 
<본문 중에서>
 
권력은 극도의 위기 상황에서만 대중을 장악할 수 있다.
그것은 인간이 극도의 위기 상황에서만 생각한다는 사실과 관련 있다.
물이 목까지 차올라야 생각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혼란을 두려워한다.
 
 
 
 
잔혹한 폭력과 그에 못지않은 잔혹한 이념.
점점 커져만 가는 야만에 휩싸인 이 세상을 아주 빠르게 뒤덮으며 자라는 암흑 속에서,
아마도 지금까지의 어떤 전쟁보다 더 크고 더 끔찍한 전쟁으로 치닫는 이때,
새로운 시대나 행복한 시대의 문턱에 있는 사람에 걸맞은 태도를 취하기란 어렵다.
이미 모든 것들이,
곧 밤이 올 것이고 새로운 시대는 시작되지 않을 거라고 암시하고 있지 않은가?
......
아침과 밤에 관한 이미지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행복한 시대는 밤을 지새면 아침이 오듯이 오지 않는다.
 
 
 
 
너에게 산이었던 것을
그들은 갈아엎었다
그리고 너의 계곡을
그들은 덮어버렸다
너를 밟고
편안한 길이 뜷린다.
 
 
 
 
오늘날의 인간은 자신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법칙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없다.
사회적 존재로서 그는 대개 감정적으로 반응한다.
게다가 이 반응마저도 불명료하고 두루뭉술하고 비효과적이다.
인간의 감정과 욕망의 원천은 지식의 원천과 마찬가지로 진흙투성이가 되어 더러워졌다.
 
오늘날의 인간은 급속히 변하는 세상에 맞춰 자신을 변화시키며 살고 있으면서도, 이 세상에 대한,
또 그것을 바탕으로 성공을 위해 행동할 수 있는 적확한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공동체에 대한 인간의 생각은 비뚤어져 있고 부정확하며 모순적이기에 그가 그리는 그림을
실제로 사용할 수는 없다.
다르게 표현한다면, 인간 세계에 대한 잘못된 그림을 가지고는 인간이 이 세계를 지배할 수 없다.
 
그는 자신이 무엇에 의존하고 있는지 알지도 못하고,
자신이 원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서 어떤 사회 제도에,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도 모른다.
사물의 성질에 대한 지식이 아무리 대단하고 기막히게 심화되어 증폭된다고 해도,
인간의 본성에 관한 지식과 총체적인 인간 사회에 대한 지식 없이는
자연을 지배해도 이를 행복의 원천으로 만들 수 없다.
오히려 불행의 원천이 될 것이다.
그래서 위대한 발견과 발명들이 인간에 대한 또 하나의 끔직한 위협이 되고,
그 결과 오늘날 대부분의 새로운 발명이 승리의 환호성으로 시작해서
공포의 외침으로 끝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있다.
다른 사람들이 뭘 느끼는지 전혀 감정이입을 하지 못하고,
팩트를 무시하고,
주위 환경과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기만의 생각을 말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소위
'지도자'로 타고난 사람들이다.
 
 
 
 
독재자들은 진실을 들을 기회가 거의 없다.
 
 
 
 
유권자들에게 그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알지 못하게 함으로써
자유롭게 자신들의 부자유를 선택하게 만드는 것은 부르주아지들의 오래된 속임수다.
자신의 길을 선택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지식이다.
악보를 읽는 법도,
피아노를 치는 법도 배울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아무 건반이나 두드려보라는 선택의 자유를 주면 어떤 결과가 나오겠는가?
 
 
 
 
인간은 정치적으로 영양과다 상태가 아니라 영양실조 상태다.
왜냐하면 제대로 된 음식은 없고
대체 식품만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가족들은
그 아이가 똑똑하기를 바란다
똑똑함 때문에 인생 전체를 망친 나는
오직 내 아들이
무식하고 생각하기 귀찮아하는
사람이 되길 바랄 뿐이다.
그럼 아들은 편안하게 살 거다
내각의 장관으로.
 
 
 
 
우리의 고전 작품들을 시대에 맞게 되살리는 데는 많은 난관이 가로막고 있다.
가장 큰 적들은 생각하기 싫어하고 느끼기 귀찮아하는 이 분야의 베테랑들이다.
아무 생각 없이 우리의 유산이라고 여겨지는,
그러나 진정한 유산에는 해가 되기만 할 뿐인 연극 공연의 계보가 있다.
위대한 고전 그림들을 소홀히 대함으로써 그 위에 점점 먼지가 앉았는데
그저 베끼기만 하는 자들은 열심히 이 먼지까지 베끼고 있는 것이다.
 
 
 
 
암울한 시대,
암울한 시대에도 노래를 부를 것인가?
그래도 노래를 부를 것이다.
암울한 시대에 대해.
 
 
 
 
어떤 것이 예술이 아니고, 누가 예술을 이해하지 못했는지를 판가름할 가장 확실한 징표는 지겨움이다.
지겨움이란 즐거움만큼이나 격렬한 것이다.
예술은 교육의 한 수단이 되어야 하지만
그 목적은 즐거움에 있다.
 
 
 
 
 
 
 
 
 
브레히트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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