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주의자 연인들 > 모도책장

본문 바로가기

작성일 2007-12-03 13:22:20
조회: 8,737  
제목 인상주의자 연인들
 

본문

 0020.jpg  
라이벌이자 동반자, 연인이면서 친구였던
마네와 모리조, 드가와 커셋의 사랑과 예술
 
제프리 마이어스 지음 | 김현우 옮김
마음산책 | 2007
 
 
 
 
<인상주의자 연인들>은 인상주의 초기에 활동했던 화가들 네 명의 삶을 다룬 글이다.
너무나 유명한 마네와 드가, 그 둘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던 두 명의 여류화가 모리조와 커샛.
그들은 때로 싸우기도 하고, 때로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기도 했으며, 평생을 따라다닌 억압과 긴장에
시달리며 작업 활동을 했다. 마네의 경우 그 억압은 가족 내의 도덕적 비밀과 주류 화단의 무심함이었고,
드가의 경우는 장남으로서 짊어져야 했던 집안 문제와 완벽한 예술에 대한 압박이었으며,
모리조의 경우는 부르주아 여성의 안정적 삶과 예술가로서의 고뇌 사이의 갈등이었고,
커샛의 경우는 이방인으로서의 외로움과 미숙했던 인간관계였다.
거기에다 모리조의 커샛은 남성 중심의 화단에서 알게 모르게 드러났을 여성화가에 대한
편견과도 맞서 싸워야 했다.
 
이 책에서 보여 주는 예술가들의 삶은 우리가 '예술가' 하면 떠올리는 '신비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뿐더러,
오히려 그들의 작품이 보여주는 화려한 색조에서 간혹 어두웠던 삶의 흔적을 찾게 한다.
이 책의 장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예술가의 삶, 늘 화려하지만은 않았던 그들의 일상과 그때 그때의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 줌으로써, 그들의 작품에서 새로운 의미를 보게 하는 것.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예술이 일상생활에서 멀리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마네의 아내가 아버지의 정부였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며 보는 <오귀스트 마네 부부의 초상>이 그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보는
그림과 같은 의미로 다가올 리 없다. 또한 모리조가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 남편의 형인 에두아르 마네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그녀가 그린 남편과 아이 그림에 숨겨져 있는 애절함을 놓칠 수 없을 것이다.<옮긴이의 말 중에서>
 
<책 속에서>
마네
스승으로서 쿠튀르에게는 분명히 제자들을 자극하는 면이 있었고, 또 그는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반동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평생 동안의 자신의 교육 원칙을 정리해 놓은 책 <화실에서의 방법과 대화>에서
쿠튀르는 화가는 항상 동시대의 삶을 그려야 한다는, 훗날 마네의 것이 되기도 하는 원칙을 밝혔다. 그는 현대적인
소재를 강조했고, 화가는 반드시 "자신의 시대와 관련되어야 한다. 우리의 땅과 관습, 그리고 현대적 산물에
대한 반감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1863년 아직 마네의 경력이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어떤 평론가는 그에 대해 "마네의 작품은 어떤 심사에서든
전원 일치로 거절당할 수 있는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1878년, 너무나 짧았던 그의
경력의 막바지에 이르러서도 다음과 같은 비판은 여전했다. "한 번도 그냥 넘어가는 적이 없다. 해마다
마네 문제가 발생하는데, 마치 동양이나 알자스로렌 지역의 문제처럼 일상적인 문제가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