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세가와 다카시 지음 | 박이엽 옮김
현암사 | 2002
<첫머리 중에서>
나는 직접 설계를 하지는 않으나 건축을 좋아한다. 건축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서
건축의 내용이나 역사에 대해 말하기를 좋아하고 건축 관련 글을 쓴 지도 10년이 넘었다.
하지만 그러한 나도 '동물의 건축' 그러니까 '둥지'라 부르는 동물의 자연 생활 장치에까지
생각이 미치지는 못했다.
나는 전문 동물학자 흉내를 내어 동물의 집 구조나 재료와 기능 따위를 정확히 관찰. 기록.
분석하여 집을 통해 동물학의 새로운 한 장을 장식해 보겠다 하는 따위의 거창한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내게는 어디까지나 사람의 건축에 대한 강렬할 관심과 흥미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한 처지에서 나는 뭇 생물의 멋진 '건축'을 참조하려는 것이다. 여기에는 오늘날 혼미와
정체로 고통을 겪는 사람의 건축에 어쩌면 동물의 '건축'이 뭔가 밝은 빛을 비춰 주지
않을까 하는 자못 성급한 기대도 있다.
<차례>
기하학이 없는 집
늘어뜨리는 집
물 위에 뜨는 집
땅속의 집
공기가 순환하는 집
흙으로 짓는 집
고층 집
사랑을 위한 집
위협을 위한 집
바벨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