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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8-01-17 21:26:38
조회: 8,340  
제목 너무~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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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낡은 시대에 너무 젊게 이 세상에 오다
마이너 아티스트 17명의 초상

박명욱 지음
박가서 장 | 1998
 
 
 
 
 
 
<서문 중에서>
...작가 선정에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탁월한 예술적 성취가 있을 것, 그 삶의 행정이 순결하고 치열할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가일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삶이나 생각, 느낌에
관여적일 것, 말하자면 내게 특별한 호소나 울림을 주는 작가일 것.
 
이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내내 나를 사로잡은 것은, 각 예술가들의 삶과 예술을 움직인 내적 충동,
내적 동인을 밝혀 내고 싶다는 욕구였다.
 
파졸리니에게서는 집단적인 악과 난투하는 개인의 도덕과 아름다움을,
 
가우디에게서는 광대한 시와 상상력의 대지를,
 
플라츠에게서는 피를 걸고 하는 세계에 대한 도발과 공격을,
 
사티에게서는 귀순과 타협을 모르는 미학과 실존의 불행을 견인하는 좌세坐勢를,
 
스티글리츠에게서는 자신의 삶과 당대의 문화를 기획하는 힘을,
 
다자이에게서는 세계의 배후를 바라보는 자의 처절한 순결주의를,
 
콜비츠에게서는 투쟁과 사랑을 하나로 녹이는 모성적 용광로를,
 
상드라르스에게서는 세상의 그 무엇으로도 가두어 둘 수 없는 정상의 자유를,
 
브랑쿠시에게서는 운명을 역전시키는 등푸른 용기를,
 
로르카에게서는 시와 풍토와 혁명의 동거를,
 
아버스에게서는 인간 현실과 대면하는 면도날 같은 긴장감을,
 
위트릴로에게서는 술집과 정신 병원 사이에서의 아름다운 추수를,
 
클림트에게서는 지옥의 사랑을 혹은 사랑의 지옥을,
 
니진스키에게서는 한 경이로운 춤꾼의 고독과 파열을,
 
셀린느에게서는 세계를 지시하는 자의 날카로운 풍자를,
 
카파에게서는 자기 앞의 생을 향해 돌진하는 박력을,
 
보슈에게서는 인간의 어둠에 대한 깊고 무서운 통찰을.
 
 
나는 읽어 내고 싶었고, 또 그것을 전하고 싶었다. 알게 되겠지만, 모두 여의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