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더 지음 | 김명남 옮김
지호 | 2006
도시는 문명의 특성을 드러내는 인공물이다. 인류가 거둔 모든 성취와 인류가 겪은 모든 실패가 도시에 있다.
인간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인간을 만든다. 도시는 인간 없이는 존재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인간은 도시 없이
존재할 수 있을 것인가?
우선 저자는 메소포타미아의 고대 도시로 우리를 데려간다. 그리고 로마를 거쳐, 베이징, 베를린, 뉴욕으로 가는
길을 따라 멈춰 섰다가 자신의 고향인 런던에서 산책하듯 거닌다. 각 도시의 현재 모습은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도시화'에 대한 저자의 민첩하고 상세한 묘사는 도시의 역사를 살아 숨 쉬는 유기체로 보고 도시를 '문명화의 인공적인 산물'로 한정하는 견해를 비판한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인위적'이라거나 '건강하지 못한' 곳이라고 비난하는 것과는 달리, 도시는 사실 인간이
창조한 것들 중 최고의 면류관을 쓸 만하며, 도시의 형태와 그 짜임새는 집단적인 독창력으로 발현된 인간의 정신성을 반영한다는 견해를 강하게 피력한다.
이 책의 각 장들은 도시 삶의 특수한 측면들에 맞추고 있다. 멕시코시티의 쓰레기 처리, 런던의 식량 배급, 베를린의
생태적 균형(사람보다 나무가 더 많은 도시)... 이 와중에 저자는 우리에게 도시들이 숱한 부침을 겪어왔지만, 그럼에도
늘 도시는 인간을 매혹해왔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트렌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도시화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다. 2030년에는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도시인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사회적 동물로서 인간은 서로
가까이 살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산 위에서 고독하게 사는 것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기 위한
방법일 수 있지만, 존 리더가 보기에 도시에서 이웃과 북적거리며 사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일 수 있다.
도시는 인류 최후의 고향이자 궁극적인 삶의 터전이다. (책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