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르코프스키의 순교일기 > 모도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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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7-12-10 13:33:18
조회: 8,658  
제목 타르코프스키의 순교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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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3.jpg 한 위대한 영화감독의 구도의 삶과 영화예술론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지음 | 김창우 옮김
두레 | 1997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는 1932년 소련에서 태어나 모스크바 국립영화학교를 졸업한 후 약 30년간 영화를 만든 영화감독이다. 예술영화활동에도 이데올로기가 강력하게 지배했던 경직된 소련체제 아래서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영화를 만들어 칸느 국제영화제에서 대상, 감독상, 국제비평가상,심사위원특별상 등을 잇달아 받았다. 그러나 마침내 소련에서의 예술활동에 한계를 느껴 1984년 이탈리아에서 망명을 선언했다.
그는 1986년 12월 파리에서 폐암으로 세상을 뜨기까지 <이반의 어린시절> <안드레이 루블료프> <솔라리스> <거울> <잠입자> <향수> <희생> 등의 작품을 남겼다.
 
<머리말 중에서>
무엇보다도 이 일기는...도덕적이며 윤리적인 한 인간,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문명사회의 극심한 물질주의에 투쟁을 선포했던 사람, 인간세상에서 정신적인 것이 완전히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해 투쟁으로 맞섰던 사람, 어떤 경우에도 모든 수단을 다하여 정신적인 자유를 지키려 했던 한 인간의 뜨거운 삶의 기록이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잉그마르 베르그만 감독이 금세기 최고의 영화감독이라고 극찬했던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이 일기책은 그의 인간됨됨이와 작가적 면모, 그의 세계관과 영상미학적 관점, 그리고 그가 만들고 싶은 영화들에 대한 작품 구상을 소상히 보여주고 있다. ...진리를 찾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은 진리와 예술을 위해 매일매일 '순교'했던 타르코프스키의 불꽃 같은 삶의 기록을 읽고 커다란 교훈과 용기를 얻으리라고 믿는다.

 
<책 속에서>
 
한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출판해 주지 않는다고 자신의 재능과는 무관한채, 쓰는 일을 중단한다면, 그는 작가가 아니다. 창조적인 것을 향한 의지의 유무가 예술가와 비예술가를 구별하는 잣대이다. ...창조의 충동이야말로 예술가의 재능의 다른 이름이다.
 
 

진리란 무엇인가? 진리라는 개념은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도 객관적이고 초인적이며 절대적인 관점에서 볼 때 그 어떤 것도 대등한 가치를 가질 수 없을 정도로 지극히 인간적인 것,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그리고 바로 이 인간적인 것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틀을 벗어날 수 없다는 한계성을 갖고 있다. 인간적인 것과 우주를 연결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인간과 진리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이 주어진 한계 속에서 위대함을 이룩한다는 것은 인간은 인간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영혼의 위대성을 추구하지 않는 인간은 무가치하다. 이런 인간은 들쥐나 여우와 다를 바 없다.
 
 
 
"나의 이야기는 유쾌하지 않고 꾸며낸 이야기들처럼 달콤하지도 조화롭지도 못하다. 나의 이야기들은 어리석고 혼란스러운 맛을 풍기며 자기 자신을 더 이상 속이고 싶어하지 않은 모든 인간들의 삶처럼, 광기와 꿈의 맛을 풍긴다." 
-헤르만 헤세 전집 3권 중에서
 
이 말은 헤세가 그의 소설 <데미안>의 서두에 쓴 말이다. 위의 말은 내 작품 <거울>에 에피그람으로 서두에 삽입된 말더듬이 소년의 말이기도 하다. 
 
"현실이란 우리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왜냐하면 권태롭게도 그것은 언제나 거기 있을 것이고, 다른 한편 더 아름답고 더 필요한 것들이 우리의 주의와 보살핌을 구하기 때문이다. 현실은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를 만족시켜서는 안된다. 그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숭배되거나 존경받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그것은 우연적인 것이며, 삶의 찌꺼기인 까닭이다. 영원히 좌절을 불러일으키고 기쁨을 모르는 이 맥빠진 현실을 변화시킬 유일한 방법은 그것을 부정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그것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것이다." -헤르만 헤세
 
"구원에 이르는 두 개의 길이 있다. 의인을 위한 의로움의 길, 그리고 죄인을 위한 은총의 길이 그것이다. 나는 한 사람의 죄인이다. 나는 또다시 의로움을 통해 구원을 시도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헤르만 헤세
 
다시 헤세를 읽는다. 얼마나 나와 공통점이 많은지 모르겠다. 성 아토니오에 대한 나의 생각들은 헤세에게도 낯설지 않은 생각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