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 > 모도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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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04-21 10:39:12
조회: 8,219  
제목 [book]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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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후 지음
돌베개 | 2013



브라질의 상파울루에는 1977년부터 1986년까지, 10년에 걸쳐 만들어진 문화시설이 있다.
쎄씨 폼페이아(SESC, Servico Social do Comercio, Trade social services, Pompeia Leisure Center)라 불리는 이 시설은 리나 보 바르디(Lina Bo Bardi)가 철강공장을 재활용한 작업이다.
74세가 된 1989년에야 첫 전시회가 열릴 정도로 건축하는 우리에게도 생소했던 건축가인데,
그녀가 이 시설을 두고 한 이야기는

"we just added a few things : a water pond and a fireplace...."
우리는 단지 물 조금, 난로 하나를 가져다 놓았을 뿐이다.

1938년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공장이 그 기능을 다 하여 1971년에 경매를 통해 주인이 바뀌게 되고,
그 이후 활용도를 고민하던 건축주의 의뢰를 받아 리나 보 바르디의 작업이 시작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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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부터 선유도공원을 작업하면서 사례로 보았던 시설은
독일 뒤스부르크의 제철소를 재횔용하여 환경공원으로 조성한 것이었다,
녹슨 철판 49개를 연결해 만든 '철의 광장' 이 찍힌 한 장의 사진을 근거로,
정수장 시설을 재활용하여 공원으로 조성하는 험난한 과정을 지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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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국내 최초의 산업시설 재활용 사례로 누구나 아는 명소가 되었지만,
설계를 하는 동안에도, 공사를 진행하는 중에도
왜 깔끔하게 새 것으로 하지 않는지,
저 녹슨 고철 덩어리는 왜 놓여야 하는지,
부숴진 콘크리트 덩어리와 휘어진 철근은 왜 버티고 있는지를
이해시키고 유지하는 것이 투쟁과도 같았다.

유럽에서는 이미 수십년전부터 산업유산을 재활용하는 사례가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런던의 템즈 강변에 자리한 거대한 화력발전소를 개조하여 만든 테이트모던미술관은
영국을 방문하는 누구에게나 필수 관광코스일 정도로 유명하다.

19세기말의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수없이 만들어진 산업시설들이
제 기능을 멈추고 오랫동안 버려진 상태로 놓여 있었다.
그 시설들에 산업유산이라는 지위를 부여하고 재활용하기 시작한 것.

발전소, 창고, 저장고, 제철소, 제분소, 양조장, 방앗간, 도축장, 공장, 조선소, 기차역, 배수탑, 등대 등
각종 산업과 연관하여 삶 속에 자리하였던 시설을 버려두거나 사라지게 하지 않고
그 지역의 장소성과 역사성을 돗보이게 만드는 시설로 인식하면서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개발로 그 가치를 높인다.

건축가이자 도시사회학자인 저자가 런던에 거주하며 연구한 산업유산의 재횔용 사례를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건물 하나가 사라진다는 것은 역사, 문화, 사회까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하나의 건물이 오랫동안 생명력을 유지한다는 것은 곧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전통도 그만큼 보존할 수 있는 것임을 강조한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하여 오래된 건물에 자부심을 느끼고 바람직한 도시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차례>

책을 펴내며. 버려진 산업유산, 삶의 품으로 돌아오다
프롤로그. 왜, 산업유산의 재활용인가

프롬나드 플랑테. 멈춘 철로 위에 일상이 펼쳐지다 | 파리, 프랑스

트루먼 브루어리. 예술가 마을로 변신한 양조장 | 런던, 영국

가소메터 시티. 가스 저장고 안에 새로운 도시를 세우다 | 빈, 오스트리아

카를스루에 미디어아트센터. 전쟁의 상흔 위에 탄생한 미디어아트의 메카 | 카를스루에, 독일

카타야노카 호텔. 감옥이 변하여 호텔이 되다 | 헬싱키, 핀란드

카이샤 포럼. 발전소 변신의 신화를 이어가다 | 마드리드, 스페인

와핑 프로젝트. 수력발전소에서 유쾌한 상상력의 아지트로 | 런던, 영국

뒤스부르크 환경공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제철소 | 뒤스부르크, 독일

촐퍼라인 탄광. 문 닫은 탄광에서 문화를 생산하다 | 에센, 독일

하펜시티. 도시 안에 태어난 또 하나의 도시 | 함부르크, 독일

베스터 가스공장 문화공원. 친환경의 아이콘으로 거듭난 가스공장 |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볼로냐 문화예술 지구. 제빵공장은 미술관으로, 도축장은 문화예술센터로 | 볼로냐, 이탈리아

비미시 박물관. 있는 그대로의 탄광촌으로 박물관을 만들다 | 더럼, 영국

취리히 웨스트. 슬럼가 공장 지대,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되다 | 취리히, 스위스

에필로그. 오래된 도시에서 얻은 소중한 깨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