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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7-02-26 11:27:12
조회: 9,596  
제목 의재 허백련
 

본문

008.jpg 의재 허백련과 의재미술관
삶과 예술은 경쟁하지 않는다
심세중 지음 | 디자인하우스 |2001
 
 
 
 
 
 
2001년 의재미술관을 개관하고 얼마 후에 한권의 책이 발간되었다.
의재 허백련의 삶과 예술, 그림과 함께 의재미술관의 건축 풍경을 자연스럽게
겹쳐놓은 책이다.
 
새로은 건축 개념, 건축주와의 관계, 시공의 정밀함이
각고의 노력끝에 커다란 완성도로 합쳐진 보기 드문 건축물이
의재미술관이 아닌가 생각한다.
600평 정도라는 소규모의 건물로서는 보기 드물게
한국건축문화대상의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니 그 결과를
인정받은 것이 아닌가 한다.
 
개인적으로는 책의 구성부터 내용까지 참으로 재미있게 보았는데
수많은 출판물들 사이에서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책의 구성은 의재의 여덟폭 병풍 <산수팔곡병풍>의 순서에 따라 소주제로 나뉘어 있다.
제1경 산시청람, 봄기운 짙은 산
제2경 연사모종, 저녁 산사에 늦은 종소리
제3경 연포귀범, 먼 포구에 돌아오는 돛단배
제4경 어촌석조, 어촌의 저녁놀
제5경 소상야우, 강에 내리는 밤비
제6경 동정추월, 호수에 둥근 가을 달
제7경 평사낙안, 모래펄에 내려앉은 기러기
제8경 강천모설, 강에도 하늘에도 흰 눈
 
그 뒤에 의재 여적을 따라가는 남도 여행 안내와 의재미술관을 소개하고 있다.
 
 
<본문 중에서>
'나는 처음부터 내 그림이 있었던 게 아니다. 처음엔 미산 그림 같았고 후에는 소치 그림,
중국의 대치 그림과도 같았다. 그러나 지금의 내 그림은 미산 것도 소치 것도 대치 것도 아니다.
개성은 어디까지나 전통 위에서 꽃피워야 하며, 처음부터 자기 독단의 개성은 생명이
길지 못하다. 전통을 철저하게 갈고 닦으면 자연 자기 것이 생기게 된다." (의재 허백련)
 
소동파가 말하기를, "왕유의 그림 속에는 시가 있고, 시 속에는 그림이 있다"고 했던 덕분에,
왕유가 남종 문인화의 시조가 되었다. 또, "무릇 형태가 실제와 똑같은가 아닌가를 가지고
그림을 잘 그렸는지 아닌지를 평한다면 식견이 아이만도 못하다"고 했다. 사진기가 발명되기도
천 년쯤 전에, 이미 소동파가 "그림의 몫은 세상의 여러가지 모습을 똑같이 베껴 내는 것만은 아니"라
잘라 말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