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하라 오사무 지음 | 강영조 옮김
동녘 | 2010
이 책은 저자가 경관에 대하여 40여 년간 공부한 것과, 약 20년 동안 설계해 온 다리와 강 등
사회기반 시설을 소개하고 있다.
경관을 연구하면서 토목디자인을 병행하여, 이 둘을 통합하고 하나로 아우르면서 일관된 논리로
실천하는 것이 최근 5,6년 동안 저자의 소망이자 의무라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디자인하기 전에 먼저 전제 조건을 바꿀 수 있나를 생각하라."는
저자가 평소에 즐겨하는 말이라고 옮긴이 강영조 교수는 말한다.
이 말에는 토목 디자인의 실무 현장에 대한 강한 불신감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설계의 전제 조건은 대개의 경우, 공간이나 풍경과는 무관하게 결정되어 있다. 그것은 자기만의
논리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토목 디자이너가 그 논리만을 좇아 설계를 할 경우, 결국 좋은 풍경이 되지 못하게 된다.
... 각각의 현장은 이것과 관계하게 되는 다른 것에는 눈도 두지 않고 제각각의 전문가들이 자기들의
내부적인 논리로 구조물이나 공간을 만들어 간다. 하지만 하천이든 도로든, 그것은 독립된 구조물이 아니라
그것과 인접한 건축이나 도로, 또는 산하와 시각적으로 공간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
이것이 풍경으로 나타난다. 주위의 풍경에는 눈도 두지 않고 자기만의 논리로 구조물을 디자인하는 행위가
토목 현장에서 일어나고 결과적으로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풍경이 출현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토목 구조물은 시노하라의 방법론인 관계의 디자인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은 토목 디자이너 시노하라 오사무가 실천한 실무적 경험을 진술한 것이다.
그의 경험에 귀를 기울여야 할 사람은, 토목 디자이너뿐 아니라 건축가, 조경가, 환경 디자이너, 그리고
국토 풍경 형성에 관여하고 있는 공직자들이다."
가깝게는, 한강의 수십개의 다리들을 보고 의아해 하는 이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책이 될 것 같다.
수십년동안, 수십개의 다리를 놓는 동안, 관계를 고려한 디자인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다리들을 보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