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11. 9. 1 - 9. 17
장소 | brain factory
<전시로부터 향연으로>
"그렇게 정신없어 하지 말고 오늘은 집에 가서 편안한 마음으로 요리를 하게나..."
건축에 한창 빠져 있던 학창시절,... 지도교수님께 가끔 듣던 소리다.
마치 칭찬이나 혹평을 퍼붓는 것을 통해서 요리라는 대상이 가진 우연성과 가변성을 메꾸어 가듯이
건축에서 아이디어의 다변성을 정리해보라는 암시였다는 생각이 든다.
... 정상의 요리가 단순히 다양한 재료를 모으기만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해 보면,
그 교수님의 충고가 그럴 듯하게 다가온다.
그저 재료를 뒤섞기만 해서는 진정한 통합을 이끌어 낼 수 없으며, 그렇게 만든 투박하고 서투른 요리는
맛도 없을뿐더러 거북하기만 할 뿐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흔한 재료 두 세 가지를 적절하게 배합하고 진정한 솜씨를 발휘해서 독창적인 맛을 이끌어 낸다면
진정한 요리의 의미를 알게 되리라는 기대를 하셨을 것이다....
(구영민, 인하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전시회 팜플렛에서 인용)
얼마전에 찾아뵈었던 조성룡 선생님께서는, 건축가가 시도해 볼 수 있는 다른 영역으로
요리와 패션 영역을 꼽으셨다. 더 가깝게는 조경까지.
여러가지 재료들을 조합하여 새로운 맛을 내고, 그것을 배열하는 것까지 모두 디자인이 가미된 것으로 해석하신 것이다.
전시장이 조촐하긴 하였지만, 새로운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주제였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