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자란 나는 30년 이상을 아파트에서 살았어요.
17년전 가정을 이루고 아이는 초등학생이에요.
학창시절, 방학이 되면 시골에 있는 할머니댁에서 지낸 기억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해마다 5월이 되면 고추를 심으러도 가고,
김장철이 되면 삼촌, 이모 모두 할머니댁에 모여 함께 김장을 담가요.
사촌들끼리는 형제자매나 다름없이 친밀하게 지내요.
이제는 아이와 함께 부모님을 모시고 한 집에서 살고 싶어요.
한강을 따라 수로 도시를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에 대지를 마련했어요.
90평의 대지에 60평, 2층짜리 집을 지어요.
1층에는 부모님이 지내실 방을 툇마루가 연결된 아늑한 공간으로 마련하고,
아이와 우리 부부는 2층에서 생활해요.
가족끼리의 식사는 부모님 방 옆에 있는 커다란 주방/식당에서 오붓하게 즐겨요.
1층에서 따로 들어가는 커다란 거실에는 작은 주방이 있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요.
아이와 함께 책도 읽고 공부도 하며 때로는 이웃들이 놀러와 동네 사랑방이 되기도 해요.
여기서 2층으로 연결되는 계단을 오르면 가족실이 있어 편안하게 휴식을 즐길 수도 있죠.
가족실에서는 테라스로 나가 2층의 안방과 이어져요. 비가오나 눈이 오나 편하게 집
전체를 돌아다닐 수 있어요. 아이방에는 다락을 만들어 아늑한 아지트가 되지요.
실내 공간과 연결되는 외부 공간은 우리 집의 자랑거리에요.
햇살 좋은 날 그늘진 테라스에 마련한 해먹에 누워 있으면 꿀잠이 저절로 찾아오죠.
비오는 날 처마 밑에서 마당을 바라보면 운치가 아주 좋아요.
마당 한켠의 텃밭에는 상추, 고추, 당근, 감자, 대파, 방울토마토를 심어
음식을 할 때마다 바로바로 신선한 채소를 얻을 수 있죠.
가을이면 잘 자란 고추를 툇마루나 테라스에서 말려요.
말린 고추는 겨울철 김장에 사용해요.
김장은 마당에 묻어둔 항아리에 담아둬요.
옛날 생각이 절로 나죠.
낮은 생울타리 담장으로 이어진 이 동네는
이웃들끼리도 정겹게 지내요. 단단한 담장으로 막히지 않으니
마음도 통하는 것 같아요.
우리집에서 몇 분만 걸어가면 산에도 오를 수 있고
에코센터에서 다양한 전시도 볼 수 있죠.
이런 마을에 있는 우리집, 행복해 보이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