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현대 프랑스 코미디의 거장: 자크 타티 회고전 >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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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9-05-19 01: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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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film]현대 프랑스 코미디의 거장: 자크 타티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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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5월 19일(화)부터 5월 31일(일)까지 약 2주에 걸쳐 ‘자크 타티 회고전’을 개최합니다. 자크 타티는 종종 로베르 브레송과 비교되어 프랑스 현대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감독으로 평가받습니다. 로베르 브레송이 <시골 사제의 일기>를 만든 2년 후에 타티는 <윌로씨의 휴가>(53)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습니다. 타티의 특별함은 코미디 장르를 현대식으로 전환했다는 데에 있는데, 장 뤽 고다르는 심지어 타티의 첫 극영화인 <축제일>(49)이 로셀리니의 <무방비 도시>(45)와 닮았다며 ‘타티의 영화와 더불어 프랑스식 네오리얼리즘이 탄생했다’고 말했습니다.
타티는 르네 클레망과 클로드 오탕 라라의 영화에 배우로 출연하면서 영화계에 입문했고, <축제일>로 데뷔했습니다. 그는 브레송 이상으로 금욕의 작가로, 1982년 사망할 때까지 단지 6편의 장편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경제적 곤경 때문이기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 편수는 그가 지극히 엄격한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합니다. 타티는 할리우드의 제의를 거절하고, 그에게 제공된 유혹들을 회피하면서 평생 코미디의 협소한 경로를 밟아 나갔습니다. 그는 장면의 모든 디테일에 신경을 썼고, 잘못된 쇼트를 다시 촬영하거나 불만족스런 장면을 수십 번 재촬영했습니다.
코미디 장르로 보자면 타티의 영화는 막스 브라더스, 채플린, 버스터 키튼 등의 할리우드 무성영화의 전통을 계승, 혁신합니다. 하지만, 타티는 브레송이나 오즈처럼 자신만의 우주와 세계를 창조한 감독이기도 했습니다. 타티의 우주는 비평가인 미셸 시옹이 말하는 것처럼 완벽하게 구성된 완결된 세계입니다. 그의 영화적 세계가 또 하나의 현실적 세계를 구성합니다. 타티는 관습적인 환상성을 부정하면서 지극히 사실적인 방식으로 코미디를 만들었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내가 하고자 했던 것은 코믹한 인물에게 더 많은 진실을 부여하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진실’이란 웃음이 ‘있을 법한 현실’의 한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타티의 코미디는 일상에 대한 ‘탐구’에서 유추된 논리적인 개그에 가깝습니다. 그는 영화 속 모든 인물에게 동등한 권리를 부여해 ‘코미디의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했습니다.
타티의 영화가 지닌 독특성은 소리의 활용과 윌로라는 채플린의 찰리를 능가하는 독특한 인물에 있습니다. 타티는 늘 후시 녹음을 하면서 여러 차례 소리를 더빙했고, 목소리 중심적인 사운드를 탈피해 소음과 사물의 소리를 대사보다 더 중시했습니다. 자동차 경적소리, 사람이 앉을 때 소파가 내는 소리, 문이 열리고 닫힐 때의 문소리 등이 인간의 음성보다 더 중요하게 취급됩니다. 일종의 물활론(物活論)적 개그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또한, 183cm에 달하는 타티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윌로’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창안했습니다. 목을 길게 내밀고 마치 타조처럼 기묘한 자세로 걷는 윌로는 선의와는 무관하게 그를 둘러싼 상황을 어찌된 일인지 더 혼란스럽고 무정부적으로 교란시킵니다. 윌로의 걸음걸이는 구부정한 자세처럼 기하학적인 궤적을 그리지만,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온통 무질서만이 남습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타티의 영화가 지닌 현대성은 무엇보다 그가 ‘우리 시대’ 혹은 ‘현대 사회’를 코믹하게 풍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타티는 무성 익살희극, 현대 영화, 팝과 아방가르드를 연결하면서 현대 문명사회의 풍경을 영화에 그려냈습니다. <트래픽>에서 타티는 채플린이 <모던 타임즈>에서 그러했듯이, 소비자본주의 사회와 현대인의 모습을 자동차의 단조로운 운동과 그것의 정체, 사고로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타티의 위대함은 채플린과 마찬가지로 그가 코미디를 시대의 ‘증인’으로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이번 ‘자크 타티 회고전’ 에서는 그의 데뷔작 <축제일>부터 <퍼레이드>에 이르는 6편의 장편 전작과 그가 주연, 각본, 감독한 단편 영화 3편을 포함해 총 9편의 영화가 소개됩니다.

 
*부대행사
1. 시네토크
5월 23일(토) 16:00 <윌로씨의 휴가> 상영 후 - 이명세(영화감독)
5월 24일(일) 16:00 <플레이타임> 상영 후 - 김성욱(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_ 앞서 상영되는 작품을 보신 관객들께 시네토크 참여 우선권을 드리며, 남은 좌석에 한해 선착순으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2. 서울아트시네마 CMS 후원회원 1,000명 모집 캠페인 무료 상영회
5월 30일(토) 14:00 <퍼레이드>
_선착순 무료입장입니다. (300석 한정)
*감독 소개
자크 타티 (1908-1982)
프랑스에서는 실로 ‘위대한 작가’의 반열에 올라있는 자크 타티는 생애 단 여섯 편의 극영화를 만들었다. 젊은 시절 럭비 선수 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1930년대 당대의 스포츠 스타들을 흉내내는 마임을 공연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1940년대 단편영화를 감독했으나, 좀처럼 감독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다가 1949년 새로운 우편배달 시스템을 개발해 새롭고 효율적인 배달 시스템 개발에 빠져있는 우편배달부의 이야기를 그린 <축제일 Jour de fete>로 마침내 감독으로 데뷔한다. 이후 그의 영화의 주제는 줄곧 인간과 기계 사이의 사투를 그리고 있으며, 이는 미국화로 대표되는 현대화와 프랑스적인 전통 사이에서 갈등하는 프랑스인들의 고뇌어린 자화상에 대한 풍자이기도 했다.
이후 발표한 <윌로씨의 휴가 Les Vacan-ces de Monsieur Hulot>(1953)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윌로 씨는 자크 타티의 영화적 분신이 되었다. 큰 키에 구부정한 어깨, 레인코트와 모자 그리고 파이프로 대변되는 윌로는 그 어린아이 같은 순진무구함으로 언제나 문제를 일으킨다. 그러나 윌로 씨의 등장으로 그는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 오를 만큼 국제적 명성을 얻었고,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나의 아저씨 Mon Oncle>(1958)는 현대기술문명에 희생양이 된 윌로 씨를 보여주며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최우스외국어상을 받기도 했다. 9년 만에 완성된 70mm영화 <플레이타임 Playtime>(1967)은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중요한, 그리고 가장 비극적인 영화인데, 자크 타티가 전 재산을 털어 10여년에 걸쳐 완성한 이 작품은 흥행에서 완전히 실패하여 그는 빚더미에 앉게 되었다. 이 영화로 인해 타티는 은퇴할 때까지 단 두 편의 영화만을 만들었다. 1971년 발표한 <트래픽 Trafic>은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는 윌로 씨를 통해 소비자본주의를 비판한 영화이고, 1974년 스웨덴에서 제작한 TV물 <퍼레이드 Parade>는 타티의 마지막 영화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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