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WAR 용의 눈물 >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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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7-08-17 12:29:55
조회: 6,302  
제목 D-WAR 용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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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네는 원래, 심형래식 코미디인 슬랩스틱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영구와 땡칠이, 티라노의 발톱 등 심형래 감독의 영화를 본 적도 없다.
그 당시 흥행 성적 1위였노라, 한국영화 최대 제작비가 들었노라라는 말만 주워 들었다.
그런데도 충무로 시스템에선 전혀 인정하지 않아 공식 기록도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리고 평소 영화평을 보며, 음... 나도 그렇게 생각해, 요즈음 관객들은 너무 즉흥적이고
볼거리 위주의 영화만 좋아해... 라며 아트시네마를 찾아다니는, 나름대로 영화팬이었다.
 
그런 김씨네를 극장까지 가서 D-WAR를 보도록 만든건 한  티브이 토론이었다.
어느 평론가가 나와 방청객과 설전을 벌이는 걸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 평론가의 말이, 헐리웃과 비교하며 자꾸 심형래 감독의 영화를 깎아 내리는 것이다.
음... 내가 본 헐리웃 영화는 다 쓰레기통에 버려버리고 싶은 것들 뿐이었는데,
D-WAR가 정말 그것보다 못하단 말인가?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리고 어제 밤 단박인터뷰라는 티브이 프로그램에 나와서 그 평론가가 하는 말인 즉,
예전엔 평론가만 말을 하고 대중은 보기만 햇는데,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말하는 기능이 대중에게 내려갔다는 것이다.
아뿔싸,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그 책(미학 오딧세이)의 저자가 사실은 대중을 낮춰보고
철학을 쉽게 써 준 것이었나, 하는 의구심이 일었다. 누가, 평론가 밑에 대중이 있다고 결정했는지?
 
어쨌든 이러저러한 이유로 시끄러운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김씨네는
결국 영화관엘 가서 D-WAR를 보게 되었다.
간간이 나오는 웃음과 음... 조금 어색한 한국의 어린 배우들의 연기,
너무 쉽게 피어오르는 미국 주인공들의 사랑... 위기 상황에서 꼭 나타나는 환생한 스님...
등이 평론가들에게 폄하당하는 이유인가,, 고민하며 영화를 보았다.
 
시나리오가 없다길래 정말 아무 얘기도 없이 특수효과만 있는 줄 알았더니 이야기는 있었고,
특수효과를 미국과 합작했더라면 좋았을거라는데 반지의 제왕에 버금가거나 더 좋은 효과를
국내기술로 만들었는데 그런 말이 왜 나왔는지 의아해졌고,
심형래 감독의 영상편지를 보며 황당했다는데, 아리랑을 들으며 심감독의 사진들 위로
보여지는 글들은 코끝을 찡하게 했다.
남자주인공이 하는 일이 없다는데, 터미테이터3의 존 코너보다 하는 일은 많았고,
시나리오의 유치함은, 뤽 베송이 만든 제5원소의 다섯번째 원소가 사랑이라는 얘기보다 훨씬
덜 했다.
괴물 한 마리를 만드는데만 외국기술을 이용해 50억을 들인 영화와 비교하면, 이무기와 용만 나오는
줄 알았던 D-WAR에는 수십, 수백의 괴물이 등장하는데, 그걸 국내 기술로 600억에 제작했으면 칭찬해 줘야
마땅하지 않은가.
 
다른 모든 것을 떠나, 한 인간이 그렇게 오랬동안 인정받지 못하며 자신의 길을 개척해 왔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용이 흘린 눈물은 심형래감독의 눈물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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