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감독 | 김대우
출연 | 한석규, 이범수
제작국가 | 한국
상영시간 | 139분
윤서(한석규)는 당대 최고의 문장가이지만 당쟁에 휘말려 억울하게
죽도록 맞은 동생을 두고 복수해야한다는 문중 어른들의 말에도
거짓 상소는 올릴 수 없다는 곧은 선비이다. 정빈의 그림 도난
사건을 수사하게 된 계기로 유기전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음란서적을 접한 윤서는 자기도 모르게 그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겁쟁이라 손가락질 받을지언정 곧은 선비의 길을 갈 것인가,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최고의 문장으로 훌륭한 음란소설을 쓸 것인가.
갑갑하지만 명예로운 길과 즐겁지만 선뜻 나설 수 없는 길.
당대 최고의 문장가라는 허울 속에서 사는 것보다
음란소설을 쓰며 자신의 문장 솜씨를 대중을 위해
사용하는 길을 선택한 윤서.
그가 신경쓰는 것은 왕명도 아니고 목숨의 위협도 아닌,
독자들의 반응뿐이다. 그래서 좀 더 음란하게, 더 음란하게
대중에게 다가선다.
요즈음 세계적으로 우세한 건축가나 그 경향을 따르는 건축가들의
작품을 보고 일반인들의 반응을 보면 대체로 '창고'같다는 표현을 한다.
건축가들은 유난히 치장콘크리트에 매료되지만 정작 사는 거주인은
친근하게 생각하지 않는 재료라는 것 또한 아이러니다.
서생으로 세상과 고립되어 살아갈 것인가,
음란한(대중적인) 건축을 생산해 낼 것인가.
좀 더 음란하게, 더 음란하게
음란의 최고가 되면 서생의 길과 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