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9일, 초대장이 도착했다.
상영작 1. 건축과 영화의 만남이라는 독특한 테마를 가진 서울국제건축영화제가 올해로 5회를 맞이합니다. 건축이라는 것이 삶의 기본 조건인 ‘거주’라는 보편적 문제를 고민하고 모색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서울국제건축영화제는 영화라는 대중매체를 통해 도시, 환경, 건축을 넘어 인류의 보편적인 삶의 조건과 현실을 논의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소통과 교감의 자리입니다.
2. 올해로 5회를 맞이하는 서울건축영화제는 지난 영화제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과 도전을 시도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건축과 유기적으로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어보고자 하는 것이 첫 번째 변화이며,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건축/디자인 영화제로서 아시아와 한국이라는 지역성을 프로그램에 반영하려는 게 두 번째 변화입니다. 하여, 장기적으로는 건축과 디자인 등 문화를 구성하는 다양한 예술에 대한 논의를 끌어안는 융합의 공간으로 진화를 시도하고자 하며, 서양과 달리 아시아만의 고유한 건축문화와 고민들을 함께 모색하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3. 서울국제건축영화제는 매해 도시, 아키텍트 등 특정한 주제를 잡아 관련된 영화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해왔습니다. 올해는 “House”라는 주제를 통해 집과 관련된 다양한 층위의 논의들을 담아내려 했으며 해당 영화들을 “줌 인” 이라는 섹션을 통해 소개합니다.
거주하는 곳이라는 의미의 ‘정주’가 현대 사회와 도시가 지닌 모든 문제를 함축하는 하나의 키워드라고 볼 때, 이번에 소개하는 <모바일 하우스 제작기>는 집과 정주라는 논의에 관련된 의미 있는 물음을 제기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일본에서 노숙자와의 작업을 통해 “0엔 하우스”라는 독특한 발상을 전파하고 있는 젊은 예술가 사카구치 쿄헤이는 영화제 기간 중 서울을 찾아 관객은 물론 한국의 아키텍트들과 자신의 활동 및 사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입니다.
촉망 받는 영화감독이었지만 지금은 대학교수로 활동하는 황규덕 감독의 <환생의 주일>은 흙집을 짓는 과정을 묵묵히 카메라에 담아낸 창조에 관한 기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투박한 영화이지만 집을 짓는 과정과 영화를 만드는 일, 그리고 살아간다는 것이 유비적으로 유사한 과정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가장 기대되는 영화로는 세계 건축계를 대표하는 5명의 아키텍트와 그들의 대표적인 집을 소개하는 <5인의 아키텍트, 5개의 집>입니다. 르 코르뷔지에부터 안도 타다오까지, 세계적 명성의 예술가들과 그들이 창조한 집을 통해 원대하고 수준 높은 경지의 건축세계와 이를 탄생시킨 위대한 정신을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4. 서울국제건축영화제는 건축 선진국인 유럽과 북미 지역의 앞선 논의들을 영화를 통해 소개해왔습니다. 올해부터는 그 틀을 유지하면서 아시아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애정을 프로그램에 반영하고자 합니다. 물론 건축과 도시를 다룬 아시아 지역 영화들이 아직 많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서울국제건축영화제가 영화라는 매개를 통해 아시아의 건축문화와 논의를 주도하고 제기하는 공간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첫 시도로 최근작들은 아니지만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감독들이 건축과 도시 그리고 개발이라는 주제로 작업한 대표작들을 소개하는 “시네 레트로”를 마련했습니다. 일본 다큐멘터리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오가와 신스케 감독의 <산리츠카: 이와야마에 철탑이 세워지다>는 1972년 작품으로 나리타 공항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반대시위를 기록한 고전 중의 고전입니다. 이번 상영은 16mm 원본을 HD 버전으로 옮겨 선보이는 최초상영으로 관객들에게 특별한 체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동시에 2008년 칸영화제 공식경쟁부문에 초청된 지아 장 커 감독의 <24시티>와 2013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차이 밍 량 감독의 <떠돌이 개>는 아시아의 거장들이 보여주는 영화미학의 최전선을 만나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을 선사할 것입니다.
5. 올해부터 “비욘드”라는 섹션을 신설했습니다. 대중적이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영화나 디자인, 회화, 사진 등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우선 <임스: 아키텍트 & 페인터>는 미국을 대표하는 아키텍트이자 디자이너인 임스 부부의 일대기를 담은 흥미로운 영화이며,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은 젊은 남녀의 로맨스와 부에노스 아이레스라는 도시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사랑스러운 드라마입니다. 미국 사실주의 거장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우아하고 아름다운 스토리로 표현해 해외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셜리에 관한 모든 것>을 12월 극장개봉에 앞서 서울국제건축영화제에서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습니다.
6. 위에서 언급한 작품 외에도 주목할만한 영화들이 있습니다. 개막작인 <어버나이즈드>는 게리 허스트윗의 디자인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으로 이미 전문가와 학생들에게 회자되던 화제작이나, 공식적인 한국 내 상영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또한 서울시청사 신축을 둘러싼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려낸 정재은 감독의 <말하는 건축, 시티: 홀>과 세계 주요 도시의 하천문제를 다룬 <로스트 리버>, 거장 아키텍트 노먼 포스터의 삶과 건축세계에 대한 최종결정판 <노먼 포스터: 건축의 무게> 등도 놓칠 수 없는 영화입니다. 올해는 두 편의 한국단편영화를 소개합니다. 고형동 감독의 <9월이 지나면>과 이언경, 이근종, 김경하, 권다희 감독이 공동 작업한 애니메이션 <Home>을 통해 미래가 기대되는 젊은 작가들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7. 영화상영뿐만 아니라 상영과 함께 마련하는 게스트토크는 서울국제건축영화제만의 자부심입니다. 올해 역시 상영과 함께 여러 아키텍트들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상영 전후로 관객들에게 영화와 건축 그리고 예술에 대한 넓고 깊은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입니다.
개막작 Opening Ceremony 어버나이즈드 Urbanized 감독_게리 허스트윗 Gary HUSTWIT
USA, UK | 2011 | 85분 | 다큐멘터리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영화감독인 게리 허스트윗이 오랜 기간 작업해온 디자인 다큐멘터리 3부작 중 마지막 편. 1부작 <헬베티카>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서체 ‘헬베티카’가 세계 시각문화에 미친 변화와 혁신, 영향을 다루었고, 2부에 해당하는 <오브젝티파이드>는 아이팟의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를 비롯한 세계적 산업디자이너들을 통해 우리의 삶을 디자인하는 산업디자인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조망했다. 그리고 3부작을 완성시키는 <어버나이즈드>는 제목 그대로 도시화와 도시 디자인에 대한 다큐멘터리이다. 영화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세계 곳곳의 혁신 도시들을 방문하여 이 시도에 참여한 아키텍트, 도시 설계자, 행정가, 철학자, 사상가들과의 인터뷰를 담는다. 2050년이 되면 세계 인구의 75%가 도시에서 거주할 것이라는 전망. 하지만 도시들은 현재 성장과 개발, 주택 부족, 교통 체증, 환경오염, 시민참여 등 수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과연 있는가? 있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세계의 모든 도시와 아키텍트들에게 전하는 비전과 도전의 메시지.
*2011 토론토국제영화제 시네 파사주 Cine Passage 경계의 건축 Coast Modern 감독_마이크 버나드, 개빈 프룸 Mike BERNARD, Gavin FROOME
Canada | 2012 | 56분 | 다큐멘터리
미국 서부 LA에서 캐나다 밴쿠버까지 이르는 북미 서부해안선을 따라가다 보면 ‘웨스트 코스트 모더니스트 아키텍처’라고 분류되는 독특한 집과 건물들이 남아 있다. 이 건물들은 조명과 클래식 모더니즘 형식이 주변의 자연환경과 조화롭게 만나 탄생한 결과물이다. 또한 우리에게 공간과 빛 그리고 대지와의 깊은 교감이라는 진정한 삶의 조건들에 대해 곱씹을 기회를 준다. 영화는 3대에 걸쳐 변화하고 진화해온 이 지역 모더니즘 건축물들의 내부로 들어가 공간과 경계를 탐구하고 이를 만든 아키텍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공간과 건물, 그리고 집에 대한 아키텍트들의 혜안과 비전을 엿볼 수 있는 수작.
노먼 포스터 – 건축의 무게 How Much Does Your Building Weigh, Mr. Foster? 감독_ 카를로스 카르카스, 노베르토 로페즈 아만도 Carlos CARCAS, Norberto López AMADO
UK, Spain, Germany, USA, Switzerland, France, China, Hong Kong | 2010 | 78분 | 다큐멘터리
당대 최신기술과 재료, 그리고 건축디자인을 결합시킨 하이테크 건축으로 건축계의 지형도를 바꾸어 놓은 노먼 포스터. 그는 스티브 잡스가 애플 사옥을 의뢰했을 만큼 창의적이었으며 생태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친환경과 조화를 중시했던 아키텍트다. 이 거장의 끝없는 도전을 다룬 다큐멘터리 <노먼 포스터 – 건축의 무게>는 지금까지 노먼 포스터를 주인공으로 다루었던 영상물 중 총정리 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베이징 공항, 독일 연방의회 의사당, 뉴욕의 허스트 타워,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세계 최대 높이의 미요 대교 등 지금까지 노먼 포스터가 주도했던 수많은 프로젝트를 돌아보며 그가 창조한 독창성과 비전의 건축세계를 오롯이 보여주는 영화.
*2010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로스트 리버 Lost Rivers
감독_ 캐롤라인 바클 Caroline BÂCLE
Canada | 2012 | 72분 | 다큐멘터리
한 때, 거의 모든 도시들은 하천을 보유하고 있었다. 인류는 강둑을 따라 집을 세우고 마을을 형성했고, 강의 흐름을 따라 도로를 건설했다. 하지만 도시의 성장 후 오염된 강이 콜레라 같은 질병의 근원이 되면서 인류는 강의 처리를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2세기 전부터 인류가 고안해낸 방법은 강을 지하로 묻어 버리고 하수관으로 연결하는 것. 그 결과,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여전히 강들은 도심 아래에서 흐르고 있다. <로스트 리버>는 세계의 대도시 아래를 흐르고 있는, 은폐된 하천을 따라가는 일종의 도심 여행기다. 이 특별한 여정은 몬트리올, 런던, 토론토, 그리고 대한민국의 서울까지 이어진다. 아카이브 자료와 영상을 통해 세계 주요 도시 하천의 변천사를 돌아보며, 도심 하천의 복원과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다큐멘터리.
*2012 코펜하겐다큐멘터리영화제
마천루 위에서의 점심 Men at Lunch
감독_션 오 쿠알라인 Seán Ó CUALÁIN
Ireland | 2012 | 65분 | 다큐멘터리
1932년 가을의 뉴욕 맨해튼. 록펠러 빌딩 공사가 한창이던 어느 날, 69층 높이 허공에 걸린 철제 빔에 일군의 노동자들이
위태롭게 앉은 채 점심 도시락을 먹는다. 그리고 누군가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고 그렇게 그 이미지는 20세기 미국과 뉴욕을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영화 <마천루 위에서의 점심>은 지금까지도 조작 의혹에 시달리는 이 사진의
진위와 당시 철제 빔에서 식사를 하던 노동자들을 찾아가는 다큐멘터리다. 뉴욕 시는 1932년 대공황의 참혹함 속에서도
몰려드는 이탈리아와 아일랜드, 유태인 이민자들로 인해 급속한 도시의 팽창을 경험하게 된다. 하늘에 닿을 듯 치솟는
고층건물들.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는 이 건물들은 사실 이주노동자와 건설노동자들의 땀과 피가 서린 곳이기도
하다. 뉴욕을 상징하는 사진을 소재로 삼아 화려한 도시의 형성과 기원을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
*2012 토론토영화제
말하는 건축, 시티: 홀 City: Hall
감독_정재은 JEONG Jae-Eun
Korea | 2013 | 107분| 다큐멘터리
<말하는 건축가>로 화제를 모은 정재은 감독의 건축연작다큐멘터리 두 번째 작품. 2012년 개관한 서울시 신(新)청사를 짓는 과정을 담고 있다. 건축 자체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이 건축물을 둘러싸고 나타나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표정, 목소리, 그리고 세계관을 드러낸다. 공공재로서의 건축물이 충족시켜야 할 조건은 무엇인가? 누구를 만족시켜야 하는가? 서울시 청사의 디자인과 시공 단계에서 발생하는, 짓고자 하는 자와 짓는 자, 바라보는 자와 이용할 자 사이의 수많은 갈등 그리고 사람들. 결국 <말하는 건축가>가 그랬듯이 이 다큐멘터리 역시 건축 혹은 건축에 관여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자
역사와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된다.
9월이 지나면 When September Ends
감독_고형동 KO Hyung-Dong
Korea | 2013 | 23분| 극영화
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하는 승조와 지연 그리고 선영. 공모전을 앞두고 선영의 설계도가 사라진다.
의심을 받는 지연, 하지만 승조는 지연을 감싸주는데…… 아키텍트 안도 타다오에 대한 오마주와 아름다운 선율까지,
청춘의 불안함과 열정을 감각적으로 담아낸
영화.
*2013제주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줌 인 – 하우스 Zoom in – House
서울국제건축영화제는 매해 도시, 아키텍트 등 특정한 주제를 잡아 관련된 영화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해왔습니다. 올해는 “House”라는 주제를 통해 집과 관련된 다양한 층위의 논의들을 담아내려 했으며 해당 영화들을 “줌 인” 이라는 섹션을 통해 소개합니다.
거주하는 곳이라는 의미의 ‘정주’가 현대 사회와 도시가 지닌 모든 문제를 함축하는 하나의 키워드라고 볼 때, 이번에 소개하는 <모바일 하우스 제작기>는 집과 정주라는 논의에 관련된 의미 있는 물음을 제기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일본에서 노숙자와의 작업을 통해 “0엔 하우스”라는 독특한 발상을 전파하고 있는 젊은 예술가 사카구치 쿄헤이는 영화제 기간 중 서울을 찾아 관객은 물론 한국의 아키텍트들과 자신의 활동 및 사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입니다.
촉망 받는 영화감독이었지만 지금은 대학교수로 활동하는 황규덕 감독의 <환생의 주일>은 흙집을 짓는 과정을 묵묵히 카메라에 담아낸 창조에 관한 기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투박한 영화이지만 집을 짓는 과정과 영화를 만드는 일, 그리고 살아간다는 것이 유비적으로 유사한 과정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가장 기대되는 영화로는 세계 건축계를 대표하는 5명의 아키텍트와 그들의 대표적인 집을 소개하는 <5인의 아키텍트, 5개의 집>입니다. 르 코르뷔지에부터 안도 타다오까지, 세계적 명성의 예술가들과 그들이 창조한 집을 통해 원대하고 수준 높은 경지의 건축세계와 이를 탄생시킨 위대한 정신을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모바일 하우스 제작기 How to Build a Mobile House
감독_혼다 타카요시 HONDA Takayoshi
Japan | 2012 | 98분 | 다큐멘터리
집은 대지를 필요로 한다. 단단히 다진 터 위에 개인을 위한, 또는 가족을 위한 안전한 울타리를 쌓아 올리는 일. 그 공간을 우리는 집이라 부른다. 하지만 만약 토지가 없이도 집을 만들고 생활할 수 있다면? 그러면서도 충분한 사적 공간을 보장하고 심지어 이동의 자유까지 확보할 수 있다면? 아키텍트 사카구치 쿄헤이는 와세다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했으나, 기성 건축계에 흥미를 잃고 자신만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부동산도 없고 어떤 기반시설도 필요 없는 이동식 주택, 즉 ‘모바일 하우스’를 통해 도시 생활에 대한 혁명적 인식의 전환을 제기하기로 한 것이다. 거리 노숙자들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된 사카구치는 재활용과 주변 시설물들을 이용해 살아가는 한 노숙자를 만난 뒤 새로운 삶의 형태를 고심하게 되고, 이후 그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 <0엔 하우스>를 통해 본격적 활동을 시작한다. <모바일 하우스 제작기>는 그가 노숙자와 함께 모바일 하우스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실제 제작과정은 물론 그의 사상과 생각의 편린들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도전기이다.
환생의 주일 To Be Reborn
감독_황규덕 HWANG Qu-Doek
Korea | 2012 | 73분| 다큐멘터리
1990년, <꼴찌부터 일등까지 우리 반을 찾습니다>란 새로운 형식의 영화로 충무로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황규덕 감독도 이제 활동이 뜸한 중견감독이자 대학 영화과 교수가 되었다. 어느 날 그는 수없이 투자자들로부터 거절당하던 시나리오 집필작업을 접기로 결심한 후 이내 회의에 빠져든다. 방학을 이용해 흙집 짓기에 나선 그는 영화창작에의 미련을 놓으며 인생을 창작하는 다른 가능성과 방법에 관한 깨달음을 몸으로 느낀다. 집을 짓는 일, 영화를 만드는 일,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는 일 사이의 근원적 유사성. 셀프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형식으로 인생을 성찰하는 중견 영화감독의 고백과 깨달음.
Home Home
감독_이언경, 이근종, 김경하, 권다희 LEE Un-kyoung, LEE Kuen-jong, KIM Kyoung-ha, KWON Da-hee
Korea | 2013 | 7분| 애니메이션
주인이 집을 떠났다. 함께 가고 싶어도 그 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는 집은, 계속해서 자신에 오고 가는 주인들에 의해 상처를 받고 망가지게 된다.
5인의 아키텍트, 5개의 집 Five Master Houses of the World
르 코르뷔지에, 안도 타다오, 알바 알토, 콘스탄틴 멜니코프, 그리고 루이스 바라간까지, 이들 5인의 아키텍트는 각 대륙을 대표하는 세계적 명성의 예술가이자 혁신가들이다. 건축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이름은 들어봤을 만큼 유명한 이들에게 하나의 공통점은 자신만의 건축세계와 정신을 담아낸 집이 있다는 것. <5인의 아키텍트, 5개의 집>은 이들이 주도한 수많은 프로젝트들 중에서도 집/하우스만을 골라내 최초 구상부터 설계과정 그리고 실제 결과물까지 엄밀하고 꼼꼼하게, 동시에 아름답게 담아낸 일종의 연작 시리즈이다. 핀란드와 독일을 오가며 활동하는 다큐멘터리 감독 랙스 린네캉가스는 전문가들과 함께 대륙을 넘나들며 5인의 아키텍트가 남긴 위대한 유산과 그들의 정신을 카메라에 담는데 성공하였다.
안도 타다오의 고시노 하우스 Tadao Ando / Koshino House
감독_랙스 린네캉가스 Rax RINNEKANGAS
Finland | 2010 | 60분| 다큐멘터리
일본을 대표하는 아키텍트 안도 타다오가 패션 디자이너 고시노 히로코와 그녀의 가족을 위해 디자인한 고시노 하우스에 대한 다큐멘터리. ‘빛의 집’이라고 불리는 고시노 하우스를 통해 안도 타다오의 건축세계와 건축언어뿐만 아니라 그가 해석한 일본의 미학적 전통까지 체계적으로 소개하는 안도 타다오 입문서.
르 코르뷔지에의 오두막 Le Canbanon par Le Corbusier
감독_랙스 린네캉가스 Rax RINNEKANGAS
Finland | 2010 | 60분| 다큐멘터리
세계적 거장인 스위스의 아키텍트, 르 코르뷔지에는 1951년 12월 아내에게 줄 생일선물로 이 오두막을 45분만에 스케치했다고 한다. 나무로 지어진 16㎡의 공간은 미니멀리즘의 전형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건으로 남아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르 코르뷔지에의 놀라운 삶과 그가 참여한 주요 프로젝트들을 따라가며 그의 건축세계와 정신을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에는 르 코르뷔지에가 남긴 마지막 사진을 만날 수 있다.
알바 알토의 빌라 마이레아 Villa Mairea
감독_랙스 린네캉가스 Rax RINNEKANGAS
Finland | 2010 | 50분| 다큐멘터리
핀란드를 대표하는 아키텍트, 알바 알토는 핀란드 서부해안 인근에 친구를 위한 집 ‘빌라 마이레아’를 설계했다. 이 소나무 숲 속의 집은 이후 현대건축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남게 된다. 현대건축과 예술로부터 영감을 받은 이 독특한 예술적 소우주는 핀란드 전통과 일본의 전통까지 잘 융합되어 있는 공간이다. 현대를 탐구하는 표본이 되어버린 ‘빌라 마이레아’의 디자인과 시공과정을 촘촘히 따라가는 특별한 경험.
콘스탄틴 멜니코프의 멜니코프 하우스 The Melnikov House
감독_랙스 린네캉가스 Rax RINNEKANGAS
Finland | 2010 | 58분| 다큐멘터리
러시아를 대표하는 콘스탄틴 멜니코프는 1920년대 후반 모스크바 시내에 자신만의 유토피아적인 공간이자 현대건축의 중요한 상징이 될 집을 디자인했다. 이후 스탈린 체제 하에 현대건축에 대한 금지령이 내려지자 멜니코프는 건축작업을 포기하고 자신이 만든 집에서 오랫동안 연금상태로 지내게 된다. ‘멜니코프 하우스’와, 자신이 만든 유토피아에 감금돼 살아야 했던 한 아키텍트의 이야기.
루이스 바라간의 스튜디오 CASA ESTUDIO por Luis Barragán
감독_랙스 린네캉가스 Rax RINNEKANGAS
Finland | 2010 | 60분| 다큐멘터리
멕시코 출신의 세계적 거장 루이스 바라간은 멕시코시티 인근에 자신이 살 집과 스튜디오를 디자인했다. ‘카사 스튜디오’라고 불리는 이 집은 색과 빛 그리고 침묵까지 담아낸 마법의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는 루이스 바라간의 형이상학적 건축세계를 잘 담아낸 하나의 예시로서 ‘카사 스튜디오’를 조망하며, 이 탁월한 아키텍트의 삶 또한 흥미롭게 응시한다.
시네 레트로 Cine Retro
서울국제건축영화제는 건축 선진국인 유럽과 북미 지역의 앞선 논의들을 영화를 통해 소개해왔습니다. 올해부터는 그 틀을 유지하면서 아시아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애정을 프로그램에 반영하고자 합니다. 물론 건축과 도시를 다룬 아시아 지역 영화들이 아직 많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서울국제건축영화제가 영화라는 매개를 통해 아시아의 건축문화와 논의를 주도하고 제기하는 공간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첫 시도로 최근작들은 아니지만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감독들이 건축과 도시 그리고 개발이라는 주제로 작업한 대표작들을 소개하는 “시네 레트로”를 마련했습니다. 일본 다큐멘터리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오가와 신스케 감독의 <산리츠카: 이와야마에 철탑이 세워지다>는 1972년 작품으로 나리타 공항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반대시위를 기록한 고전 중의 고전입니다. 이번 상영은 16mm 원본을 HD 버전으로 옮겨 선보이는 최초상영으로 관객들에게 특별한 체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동시에 2008년 칸영화제 공식경쟁부문에 초청된 지아 장 커 감독의 <24시티>와 2013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차이 밍 량 감독의 <떠돌이 개>는 아시아의 거장들이 보여주는 영화미학의 최전선을 만나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을 선사할 것입니다.
산리츠카: 이와야마에 철탑이 세워지다 Narita: The Building of the Iwayama Tower
감독_오가와 신스케 OGAWA Shinsuke
Japan | 1972 | 85분| 다큐멘터리
일본 다큐멘터리의 아버지 오가와 신스케 감독은 <산리츠카> 연작 시리즈를 통해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가능성과 미학을 제시하였다. 1972년 나리타 공항건설에 맞서 반대시위에 나선 농민들과 학생들은 비행을 제지하기 위해 철탑을 쌓기로 하고 모두 힘을 모아 거대한 건축물을 만들기 시작한다. 마치 생물처럼 성장하고 자라는 철탑, 그렇게 15일 동안의 시간을 거쳐 탑이 완성된다. 함께 연대하여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 그것이 공공의 선에 합당하다면 그 건축물은 정당한 존재이유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산리츠카: 이와야마에 철탑이 세워지다>는 다큐멘터리의 고전이지만 볼 기회가 흔하지 않았던 작품이다. 지금까지 16mm로 상영되었으나, 최근 일본에서 디지털화 작업을 거치면서 HD급의 화질로 만날 수 있게 됐다.
떠돌이 개 Stray Dogs
감독_차이 밍량 TSAI Ming Liang
Taiwan, France | 2013 | 138분| 극영화
대만 뉴웨이브를 대표하는 차이 밍량 감독의 신작. 아버지와 두 남매는 타이페이 외곽에 있는 숲과 하천 그리고 비 내리는 거리를 떠돌아다닌다. 낮이면 고급 아파트를 홍보하는 인간 광고판으로 거리에 서 있는 아버지. 그 동안 아이들은 슈퍼마켓과 백화점을 돌아다니며 시식코너를 이용해 끼니를 때운다. 밤이 되면 가족은 버려진 빈 건물에 들어가 밤을 보내는 일상을 반복한다. 임시거처로 머무는 건물의 벽화에 마음을 빼앗긴 아버지. 그에게 한 여성이 다가온다. 이미지만으로 서사를 끌어가는 경지와 형식적인 새로움. 사라져가는 공간에 대한 비애와 차가운 도시에서 살아가는 고독한 인간에 대한 연민. 응시와 느림의 미학이 끌어내는 경이로운 순간까지. 차이 밍량 감독의 새로운 도전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2013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24시티 24 City
감독_지아 장 커 JIA Zhang Ke
China, Hong Kong, Japan | 2008 | 102분 | 다큐멘터리
‘24 시티’는 중국 쓰촨성 청두(成都)에 새로 들어서는 주상복합아파트의 이름으로, 원래 이 공간은 1958년 중국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따라 국가주도로 설립된 공장 ‘팩토리 420’이 있던 곳이다. 하지만 냉전은 끝나고 호황이던 군수산업이 위축되자 결국 정부는 ‘팩토리 420’을 폐쇄하고 이곳을 재개발하여 ‘24 시티’라는 거대한 아파트를 만들기로 한다. 감독은 곧 사라질 건물의 역사를 담는 건 중국의 근대를 다루는 것이며, 동시에 중국 사회주의 인민들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공장에서 오랫동안 생활해온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조금씩 쌓아간다. 다큐멘터리이면서도 드라마적인 요소를 가미해 다큐와 픽션의 경계를 애매하게 처리한 <24시티>는 중국 6세대 감독을 대표하는 지아 장커의 2008년 작품이다. 같은 해 칸영화제 공식경쟁 진출과 홍콩국제영화제 폐막작 상영 등 평단의 극찬을 끌어낸 놓칠 수 없는 수작.
*2008 칸영화제 공식경쟁
비욘드 Beyond
올해부터 “비욘드”라는 섹션을 신설했습니다. 대중적이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영화나 디자인, 회화, 사진 등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우선 <임스: 아키텍트 & 페인터>는 미국을 대표하는 아키텍트이자 디자이너인 임스 부부의 일대기를 담은 흥미로운 영화이며,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은 젊은 남녀의 로맨스와 부에노스 아이레스라는 도시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사랑스러운 드라마입니다. 미국 사실주의 거장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우아하고 아름다운 스토리로 표현해 해외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셜리에 관한 모든 것>을 12월 극장개봉에 앞서 서울국제건축영화제에서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습니다.
임스: 아키텍트 & 페인터 Eames: The Architect & The Painter
감독_ 제이슨 콘, 빌 저지 Jason COHN, Bill JERSEY
USA | 2011 | 84분 | 다큐멘터리
미국을 대표하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아키텍트이자 디자이너, 찰스 임스와 레이 임스 부부. 작가 겸 영화감독 폴 슈레이더의 말을 빌리자면, 이 두 사람은 ‘빅토리아 여왕이 빅토리아 시대 예술과 문학에 반영된 삶에 대한 어떤 태도를 대표하듯이, 임스 부부 자체도 역시 삶과 아이디어에 대한 어떤 특정한 접근방식과 태도를 구현한다’라고 정의된다. <임스: 아키텍트 & 페인터>는 희망의 기운이 가득하던 제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찰스 임스가 사망한 1987년까지의 소위 ‘임스 시대’를 따라간다.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재료로 마술 같은 작품들을 창조해내며 건축, 미술, 영화, 그래픽 디자인 등 미국사회 전반과 개인의 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남긴 두 사람. 하지만 임스 부부에 대한 사람들의 실제 기억은 생존 당시 언론에 제공되었던 가공의 이미지만이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가려진 커튼 너머 이들의 실제 삶 그리고 예술을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체험의 다큐멘터리.
*2012 미국 건축디자인영화제
셜리에 관한 모든 것 Shirley – Vision of Reality
감독_구스타브 도이치 Gustav DEUTSCH
Austria | 2013 | 93분 | 극영화
미국을 대표하는 사실주의 거장이자 고독한 도시의 화가인 에드워드 호퍼의 13개 작품을 소재로 ‘셜리’라는 가상의 여배우가 살아가는 삶의 순간을 포착한 야심만만한 프로젝트. 영화와 회화, 그리고 개인의 역사와 정치적 역사가 만나는 매혹의 순간들을 담아낸 수작이다. 영화는 1930년대부터 60년대까지 에드워드 호퍼가 그려내려 했던 고독한 도시 여성을 담담하게 묘사한다. 그리고 호퍼의 화풍을 완벽하면서도 세심하게 스크린에 재현한 영상들은 몽환적이면서도 처연하게 아름답다. 2013년 베를린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청되어 독특한 연출력과 미학적인 영상으로 큰 화제를 불러모았으며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고 매혹적인 애니메이션’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2013 베를린영화제 포럼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 Sidewalls
감독_구스타보 타레토 Gustavo TARETTO
Argentina, Spain, Germany | 2011 | 95분 | 극영화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실패한 도시계획이 창조한 괴물이다. 제멋대로 들어선 건축물들과 엉망으로 개발된 도시. 도시에서 로맨스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다 건축환경 탓이고 아키텍트들의 책임이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지만 현재 디스플레이 디자이너로 일하는 마리아나는 막 힘든 연애를 끝냈고 남은 건 상처뿐이다. 웹디자이너인 마틴은 공황장애 때문에 집 안에만 머물며 인터넷에 의존해 지내고 있다. 같은 공간을 살아가면서 비슷한 취향을 가진 젊은 남녀는 과연 만날 수 있을까?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배경으로, 북적대는 도시에서 고독한 존재로 살아가는 청춘들의 고립감과 단절, 그리고 사랑에 대한 희망과 소통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로맨스영화.
출처 : 서울국제건축영화제 홈페이지
http://www.siaff.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