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 the space] 8회. 소마미술관 > over the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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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2-09-04 22: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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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over the space] 8회. 소마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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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의 아이엠에프를 거치며 사무실은 일이 전혀 없는 심각한 위기에 처한다.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낙담이 커져가던 때, 몇 개의 설계공모에 줄지어 도전한다.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다가 의재미술관 당선에 이어 서울올림픽미술관 (현 소마미술관 Seoul Olympic Museum of Art )과 선유도공원화사업(공동응모 :조경설계 서안)이 연이어 당선의 영광을 안게된다.

 



 

당시까지 평사원이었던 김씨는 서울올림픽미술관 당선 이후에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책임자가 되어

 

과장이라는 직책을 받는다.

 



 

협력업체를 관리하고 발주처와 협의를 진행하면서 건축설계 업무의 영역을 확장하게 되는데,

 

그전까지 주어진 작업만을 묵묵히 수행하면 되었던 상황과는 완전히 다른 업무가 맡겨지니 적응하는데

 

상당한 노력이 요구된다.

 



 

도면을 완성하기에도 벅찬 기간에 하루종일 협력업체와의 전화통화로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던 것.

 

‘건축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된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학교에서의 건축설계는 단지 디자인을 하고 그 결과물을 도면과 모형으로 만들어내면 되었지만,

 

실무에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정도나 될까.

 

그 1%의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한 노력이 99%를 차지한다는 것을 비로소 체험하게 된다.

 



 

설계공모시에는 도면과 전체 판넬 작업을 모두 담당하였고, 당선 이후에는 협력업체를 관리하며

 

구조도면을 맡는다.

 

당선된 계획안이 여러차례의 수정을 거쳐 완성된 후에는 구조계산, 각 분야 설비설계(전기/통신/기계/소방) 업체와 소통하며 실시설계를 해 나간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도면이 수시로 바뀌면서 협력업체에 여러차례의 수정 작업을 요청하는 것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불평불만을 고스란히 접하게 되고, 왜 이렇게 수정이 반복되는지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작업을 독려하는 것이 가장 난감한 업무였다.

 


 
 



 

그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여 지금 모도의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계획설계가 완전히 완성된 후에야 구조 및 각 분야 설비설계를 진행하여 협력업체의 작업을

 

한 번에 마무리하도록 하는 것.

 

설계의 모든 과정이 시간과 비용으로 환산되는 것이므로 불필요한 과정을 최대한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다.

 


 
 


 
 



 

자료조사(대지정보 수집 및 사례조사)

 

규모검토

 

법규검토

 

요구조건 분석

 

블럭플랜

 

단면검토

 

입면구상

 

3차원 모델링

 

계획설계

 

구조설계

 

설비설계(전기/통신/기계/소방)

 

인허가관청 협의

 

(필요시)건축심의,도시계획심의

 

건축허가

 

실시설계(건축개요,배치도,대지종횡단면도,실내외재료마감표 및 상세도, 에너지형별성능관계내역,평면도,입면도,단면도,단면상세도,창호도,화장실확대평면도 및 전개도,천장평면도,설비평면도,각종 상세도)

 

시방서

 

내역서

 


 
 


 
 



 

건축설계 과정은 모든 프로젝트가 같을 수는 없겠지만 위의 내용을 거치는 것은 대동소이하다.

 



 

단계를 거치며 일어나는 수많은 경우에 때로는 효율적인 임기응변으로, 때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처할 수도 있어야 하며, 면적을 맞추기 위해 몇날 며칠을 고민하며 그렸던 선을 지웠다 그리기를 수도 없이

 

반복해야 할 때도 있다.

 

보고 자료를 만들기 위해 24시간 앉은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고 일할 때도 있으며,

 

연이어 예정된 회의 일정에 맞추기 위해 수많은 밤을 지새워야 할 때도 다반사.

 



 

인허가 과정에서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위해 수십번을 담당 기관을 방문하여 협의해야 할 때도 있고,

 

인터넷 건축행정시스템(세움터)에 도면과 서류를 업로드하고 내용을 작성하기 위해 며칠씩 작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국 시스템이나 지자체 시스템 오류로 접속이 안 될 때를 대비하는 시간 관리가 필요하고,

 

세움터 이용 과정에서 수많은 변수에 따라 작성 방법을 새롭게 터득해야 할 때도 있다.

 


 
 



 

세움터라는 시스템이 시작된 시기는 2000년대 초반으로, 서울올림필미술관을 진행할 당시에는

 

아직 오프라인 접수를 해야 할 때. 건축허가도서를 각 부서별로 협의할 내용을

 

다르게 적용하여 정본과 부본을 만든다. 조금 더 빨리 건축허가를 처리하기 위해 황화일 철을 무겁게 들고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각 부서별로 전달하면서 협의를 진행한다.

 

아침부터 오후 늦은 시간까지,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으며 업무를 처리한다.

 



 

그 이후 파주출판도시의 설계를 진행할 때 인터넷으로 진행하는 건축행정시스템이 마련되어 처음으로

 

건축허가 접수를 전산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시스템이 지금까지 발전하며 이어져오고 있다.

 


 
 



 

세움터의 변천사와 파주출판도시의 작업은 다음 기회에 다시 기록하기로 한다.

 


 
 



 

30년이 되어가는 건축세계 경험 속에서 건축의 결과물만을 보고 감탄하던 이들이 쉽게 건축을 포기하는 것을

 

수도 없이 보아온 터라 건축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자질은 인내심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어떤 일인들 필요하지 않은 자질은 아니지만, 건축이 창작의 영역에 속하는 작업이라 항상 재미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거두어야만 한다.

 


 
 

주차대수를 헤이느라 밤을 지새울 때도 즐거이 일할 수 있는 자신만의 의미가 필요하다.

 



 

주차대수도 세기 싫고, 면적계산도 하기 싫고, 도면도 그리기 싫고, 각종 협의도 하기 싫은데,

 

건축물이 완성될 수는 없는 것.

 


 
 



 

씨를 뿌리지 않고 물을 주며 가꾸지 않는데 달콤한 열매가 열리지는 않을 터이다.

 


 
 



 

예쁜 그림만 그린다고 건축이 완성되는 것이 아님을 상기한다.

 



 

그러한 이유로 김씨는, 건축가가 휘갈겨 그린 멋진 스케치를 볼 때마다 회의에 빠진다.

 


 
 



 

그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업무 담당자들의 노고가 그 스케치 뒤에 가려지는 듯하기에.

 


 
 



 

그 하나의 그림과 같은 결과물을 완성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때로는 찌질해 보일 수도 있는 지난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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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도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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