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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4-03-05 23:44:55
조회: 5,889  
제목 [suda:zip] 작은 집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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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모도건축으로 문의 전화가 걸려왔다.
 
대지면적은 60여평 정도인데,
인접 건물이 대지를 침범하고 있어 실제로 건축 가능한 면적은 30여평 정도.
대지의 폭은 4.3미터 정도가 되는 땅인데
주택을 지을 수 있는지 물어오신다.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설명드리고,
건축설계를 진행하기 전에 먼저 땅과 관련하여
진행해야 할 내용등을 설명드린다.
 
우선 대한지적공사에 의뢰하여 경계측량을 실시해야 한다.
 
경계측량 비용은 대지의 공시지가와 면적에 따라 산정이 되므로
지적공사에 의뢰하여 견적서를 받아야 정확히 알 수 있다.
 
다음으로 경계점을 확인한 지적측량결과부를 대한지적공사로부터 받은 후,
(요즈음은 측량한 날, 그 자리에서 바로 결과부를 내어 주기도 한다.)
 
민간 토목측량업체에 의뢰하여 현황측량을 실시한다.
 
택지개발지구 등과 같이 새로 조성된 땅에 평지인 경우 말고는
대부분의 땅이 인접대지와의 관계, 도로와의 관계 등이 명확하지 않으므로
현황측량을 통해 대지경계선과 기존 담장과 기존 건물등의 침범 여부를 확인하여
정확한 설계를 진행하기 위함이다.
 
더군다나 대지에 고저차가 있을 경우는,
가중평균지표면을 산정하기 위해 각각의 땅의 높이를 수치로 측량한 결과가 있어야 한다.
 
 
 
 
 
르 코르뷔지에는 말년에 4평 가량의 통나무집을 짓고 작업을 했다.
근대건축의 3대 거장이라 불리우는 이 위대한 건축가는,
아마도 '이만하면 족하다'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었을까.
 
lecorbusier28229.jpg  
 
 
 
 
 
 
 
 
 
 
 
 
 
 
 
 
 
 
 
 
 
                                            Le Corbusier 르 코르뷔지에 (1887-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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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75&contents_id=11940&category_type=series
 
 

le_corbusier_cabanon.jpg 
 
 
 
cabanon_28229.JPG 
 
<Le Corbusier The Final Testament of Pere Corbu>
Yale University Press
New Haven and London
1997
 
 
 
 
 
안도 다다오는 스미요시 연립주택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는데,
도로에 면한 건물의 폭이 3미터인 2층짜리 주택이다.
 
azuma_house_28329.jpg 
 
 
 
 
 
 
 
 
 
 
 
 
 
 
 
 
 
 
 
 
 
 
 
                                             스미요시 연립주택 (Azuma House), Ando Tadao, 1976년
                                             모형제작 = 199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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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uma house에 관한 블로그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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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택은 도로에 면하여서는 주출입 현관문만 보인다.
현관문을 들어서면 2층 높이로 작게 뚫린 하늘이 보이는 천창이 위치한다.
모형을 만들어보기 전에는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azuma_house_28129.jpg 
 
 
 
 
 
 
 
 
 
 
 
 
 
 
 
 
 
 
 
 
 
 
 
 
 
 
 
 
 
 
 
 
                                                                                        모형의 축척은 1/30
 
 
 
 
azuma_house_28229.jpg  
벽과 바닥을 차례로 조립하며 공간 구성을 체험한다
 
 
azuma_house_28429.jpg  
 
1층 현관으로 들어서면 거실이 위치하고,
중앙에 있는 마당을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 주방/식당/화장실이 배치되어있다.
화장실 옆에는 보일러실이 위치한다.
 
중간의 마당에서 계단을 오르면 2개의 방이 브릿지(연결다리)로 연결된다.
 
아주 작은 대지에 자연을 이렇게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풍부한 공간 구성을 담아낸 건축가의 의지를,
대학교 3학년 시절에 큰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주방 위에 있는 2층의 방에서는 옥상으로 오르는 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아주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배려한 흔적이 보인다.
 
 
 
 
 
 
2013년 여름에는 후암동의 골목길을 답사하였는데,
폭이 1.5미터 가량밖에 되지 않는 4층짜리 주택을 보게되었다.
 
동네 주민분께 여쭈어보니,
폭이 좁아 모든 가구를 벽에 붙박이로 설치하여
거주 공간을 확보했다고 한다.
 
골목길에 서 있으니,
안에서 여러 분들이 모여 두런두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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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동경에서 한 층에 방 한 칸밖에 나오지 않는 5층 규모의 주택을 보았다.
거주하시는 분께 안을 볼 수 있을 지 여쭈어 보았으나.
사적인 공간이므로 보여줄 수는 없다시며 정중히 거절하시어 아쉽게 발길을 돌렸던 기억이 있다.
 
그 분께 그 주택은 단 하나뿐인 자신의 소중한 집일 것이다.
 
 
요즘들어
30~40평 대지에 집을 짓고자 하시는 분들의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
 
거주하시던 단독주택을 팔자니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지 않고,
집을 짓자니 엄두가 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언젠가는,
지역방송국을 운영하시는 분께,
'건축'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부터 생각나시는가를 여쭈었더니,
<돈>이 먼저 생각난다는 답변을 주신다.
 
벽지를 하나 바꿔도 돈인데,
집을 한 채 새로 지으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들까,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것.
 
그런 분들께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
 
여러분의 집을 정성껏 지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건축가들이 많이 있으니,
 
여러분은 약간의 용기만 갖고 오시면 된다고.
 
자신이 살아온 삶을 이야기할 약간의 용기만 갖고,
건축가가 있는 집의 문을 두드리시면 될 것이라고.
 
그 용기만 갖고 찾아오신다면,
예산에 맞추어
세상 단 하나뿐인 여러분의 집을
함께 생각하고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