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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rikszine.korea.ac.kr/front/article/humanList.minyeon?selectArticle_id=597
2015년 05월 통권 049호 | 사람과 글 人ㆍ文
조성룡
건축가. 1944년 생. 인하대 건축과 및 동 대학원 석사.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의재미술관, 소마미술관, 선유도공원 등 소수 건축물을 설계했다. 서울건축학교 교장을 지냈고 지금 성균관대 명예석좌교수로 있으며, 한국 최고의 건축물 20에 가장 많은 작품이 뽑힌 건축가이기도 하다. 2회의 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 서울시문화상, 김수근건축상 등을 수상했다.
※ 인터뷰 및 정리: 심세중(수류산방 대표)
[서울역 옆을 지나는 고가도로를 철거하는 대신 사람 중심의 거리로 바꾼다는 계획이 지난 해 발표되고 나서 남대문 시장 상인들의 거센 반발이 있었다. 시민 공청회는 제대로 열어 보지도 못하고 무산되었다. 외국인 4명을 포함해 7명의 건축가와 조경가 팀을 초청한 공모전을 발표하는 2015년 2월 29일의 기자 회견 자리에서는 지명받은 이들이 전달받은 적이 없던 구상이 시민들에게 발표되었다. "서울역 7017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웹진 민연에 연재 중인 조성룡 선생도 그 중 한 명으로 지명되었다. 2015년 5월 13일, 서울역 고가 국제 지명 현상 설계의 당선작이 발표되었다. 네덜란드의 설계 사무소 MVRDV의 대표 위니 마스(Winy Mass)의 "서울 수목원"이다. 조성룡 팀의 안은 2등이었다. 공모전 요강에 존재하지 않던 상이었다. 이 이야기는 원래 연재의 뒷부분에 계획되어 있었지만 논의 끝에 순서를 바꾸었다. 이 연재의 주제라고도 할 수 있는 우리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어떻게 보고, 도시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하는지, 그리고 이미 조금씩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확산될 여러 논의에 대한, 공공적 시사점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시 그로부터 열흘이 넘게 지나도록 여전히 7개 제출안의 전모는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전해지지 않고 있다. 추측이 분분한 상황에서 한 개의 안이라도 정확한 내용을 공유하고자, 다소 긴 이야기를 모두 소개하기로 했다. 조성룡 선생은 지명을 받고 참여 여부에서부터 깊은 고민을 했고 주변에서도 우려하고 말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참여하기로 한 까닭과 의의를 밝혔다. 팀의 제안을 요약한다면 (1) 기존의 다리를 잘 파악해 재활용하면 비용을 줄이면서도 여러 개의 길을 만들 수 있다 (2) 구조 보강 예산을 줄여 공공 시설에 투입하면 도시 재생 효과를 높일 수 있다 (3) 우리 역사와 지형을 끌어안으며 미래적 가치를 담은 모두를 위한 길을 만들 수 있다 (4) 제안과 완성 과정에 여러 분야와 시민들의 참여에 열린 민주적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인터뷰는 당선작 발표 이전에 세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4월 29일 외국인을 포함한 심사위원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마친 이후 보름이라는 기간 동안 명확한 해명 없이 발표일과 절차가 수 차례 변경되고, 대체 고가 신설 등 공모를 무색케 하는 소식들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에 여러 경로를 통해 진심을 담아 호소하기도 했으나 답변은 물론 제출된 안의 내용을 열람할 수도 없는, 몹시 힘든 상황 속에서 긴 시간 차분하게 인터뷰에 응해 주신 조성룡 선생님께 감사 드린다. 이미지 자료는 전문적인 도면이나 다이어그램보다는 컴퓨터 그래픽을 위주로 골랐다. 국제 공모이기 때문에 제안은 영문으로 제출되어야 했다고 한다. 도면을 비롯한 영어 표현에 대해서 독자들의 양해를 부탁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