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ys of seeing] 건축설계, 시작할 때와 끝날 때 > ways of see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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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4-09-22 21:49:50
조회: 4,961  
제목 [ways of seeing] 건축설계, 시작할 때와 끝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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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22일.
사무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남양주 상가주택이요... 얼마에 지으셨어요?"
"... 평당 0,000,000원 정도인데요, 설계를 해야 공사비를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예산에 맞추어 설계부터 하셔야 합니다. "
"그렇게 비싸게 들었어요? 나중에 다시 전화 드릴게요."
 
그러고는 전화를 끊는다.
 
사실 김씨가 답변드린 공사비는
일반적인 빌라(다세대주택)를 짓는 건축공사비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는데,
당황스러웠다.
 
무엇보다, 설계사무실에 전화를 하시어
처음 질문이 이미 지어진 건물의 공사비라는 것이 더 당황스러운 것.
 
땅도 같은 땅이 없고,
건축주도 같은 건축주가 없으며,
요구사항이나 가족구성원, 살아온 삶의 방식이 모두 저마다인데,
설계도 하지 않고 공사비를 어찌 알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일반적인 수준의 공사비 산정은 가능하다.
 
모도에서 작업한 건물도 적게는 평당 200만원대부터 많게는 1000여만원이 넘게 다양하다.
 
모두 건축주분들의 요구사항을 충실히 반영하고,
예산에 맞추어 각각의 건축주분들의 삶의 방식, 취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이다.
 
평당 공사비를 알 수 있는 것은,
다 짓고 보니 그 정도의 예산이 투입되었다는 것이지,
처음부터 '평당 얼마에 지어드릴게요.' 라는 말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어떤 재료를, 어디에 어떻게, 어떤 설계에 적용하여 평당 공사비가 산정되었는지
알지 못한 채, 내 전 재산을 그냥 누군가에게 주어 버리는 것처럼 위험한 행위가 있을까.
 
내 집을 꿈꾸는 분이라면,
공사비부터 궁금해할 것이 아니라
어떤 건축가가
내 삶을 얼마나 충실히 설계에 반영해 줄 수 있는지를
먼저 탐색해 보실 것을 당부드린다.
 
설계는 예산에 맞추어 건축주분과 많은 의논을 거쳐 탄생하는 것이지,
일주일만에 뚝딱, 도깨비방망이를 내리치면 생산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