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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5-11-04 01:29:36
조회: 6,196  
제목 [ways of seeing] 도면, 너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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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그 하나의 점도, 그 선도
나에겐 커다란 의미
너의 그 작은 칫수도, 깨알같은 글자도
나에겐 힘겨운 약속
너의 모든 것이 내게로 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되네
 
고뇌는 현장의 코스모스로 피고
스쳐 불어 온 넌 향긋한 바람
나 이제 뭉게구름 위에 집을 짓고
널 향해 창을 내리
바람드는 창을
 
너의 그 하나의 점도, 그 선도
나에겐 커다란 의미
 
너의 그 작은 칫수도, 깨알같은 글자도
나에겐 힘겨운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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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에게 도면이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다 문득,
산울림의 <너의 의미>를 떠올리며 가사를 바꾸어 본다.
 
설계한 건축물을 조금이라도 더 잘 설명하기 위해 작업하는 것이
도면이라는 언어가 아닌가.
 
언어가 어눌하고 알아듣지 못하게 표현된다면
의사소통이 어려운 것과 같이
도면으로 충분히 설계 내용이 표현되지 않는다면
건축물이 의도한 결과로 완성되지 못할 것은 자명한 일.
 
처음엔 백지상태였던 종이 위에
설계 프로세스에 따라
점 하나가 찍히고, 선 하나가 그려지고
면이 만들어지고 3차원의 공간이 생성되면서
아마도 도면을 이루고 있는 요소의 수는 그 숫자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을 것이다.
 
그 요소들의 의미를 모두 이해하지 못한다면
설계자이든 시공자이든 의도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는 없을 것.
 
언젠가, 완성된 건축물의 건축주께 모도를 선택하신 이유를 물은 적이 있다.
여러 설계자가 경합을 하여 설계안을 선택한 사례인데,
도면을 정성스럽게 작업한 것이 보였다는 답변을 들려주신다.
 
도면이라는 것이, 전문가들만 아는 특수한 용어라는 생각이 많았는데
이 답변을 듣고서는 도면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누구나 알아볼 수 있도록
표현하기위해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인다.
 
실무를 배울 때부터 이런 노력이 시작되었는데,
도면에 표기되는 각종 영어 약어를 우리말로 쉽게 풀어쓰는 것도 그 한 예이다.
 
'두께'라고 쓰면 모두가 알아볼 수 있는 것을
THK 등의 약어를 쓰는 것이 일반적인 표현 방법이다.
 
SST도 스텐레스스틸로 풀어 쓰면 모두가 알 수 있는 것.
 
도면을 정성스럽게 작업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자신이 설계한 건축물에 대한 애정이다.
 
요즈음 학생들에게 통합설계를 지도하면서
여러 학생들의 도면을 접하게 되는데,
 
선 하나 그려 오기를 너무나 힘겨워 하는 모습에
이렇게 종이 위에 선 하나 그리기가 싫은데
어떻게 건축물을 디자인하는 건축가가 될 수 있으려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것.
 
다행히도 이 학생은 건축이 좋아 건축학과를 왔지만
건축은 하지 않을 것으로 결정했다고.
 
통합설계 지도가 유용함을 깨닫게 되는데,
이 과정이 지겹고 의미를 찾을 수 없다면
건축의 99%가 지겹고 의미가 없을 것이다.
 
건축은 평생을 찾아가야 하는 길.
그 길의 물리적인 받침대를 소화할 수 없는데
건축을 하겠다고 나설 수는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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